사상 첫 52% 돌파, 내연기관 시대의 ‘종언’…하이브리드·전기차 쌍끌이로 시장 뒤집었다
국내 친환경차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내연기관차 판매량을 뛰어넘는 역사적인 순간이 기록됐다. 지난 5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차는 국내 전체 자동차 판매의 52%를 차지하며, 100년 넘게 이어져 온 ‘기름차 시대’의 패러다임이 바뀌었음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기아 EV9
하이브리드가 끌고, 전기차가 밀었다
이번 대역전극의 일등 공신은 단연 하이브리드차다. 전체 친환경차 판매량 중 무려 5만 614대를 차지하며, 연비와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시장의 대세임을 입증했다.
전기차의 맹렬한 추격도 놀랍다. 캐스퍼 EV 등 신차 효과에 힘입어 판매량이 전년 대비 60% 이상 폭증하며 하이브리드와 함께 시장의 판을 뒤집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반면, 한때 미래 에너지로 주목받았던 수소차는 판매량이 급감하며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현대차 싼타페 하이브리드 측정면 (출처=현대차)
내수는 ‘맑음’, 수출은 ‘흐림’?…엇갈린 전기차 성적표
국내 시장의 환호와 달리, 수출 전선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친환경차 전체 수출은 늘었지만, 핵심인 전기차 수출은 미국 시장의 수요 둔화와 통관 문제 등으로 인해 11% 넘게 감소했다. 내수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이 해외 시장의 부진을 만회한 셈이다.
이러한 현상이 일시적인 숨 고르기일지, 아니면 구조적인 변화의 시작일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아이오닉9(사진=현대차그룹 제공)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전문가들은 이번 52% 돌파를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시장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는 신호탄으로 해석한다. 강화되는 환경 규제, 다양한 신차 출시, 소비자 인식 변화라는 세 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현대-넥쏘 측정면 (출처=현대차)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