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은 EV3, 가격은 ‘파격 그 자체’! 둥펑 나노 06, 중국 전기차 시장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다! “이걸 사, 말아?” 소비자들 ‘술렁’

“이거 완전 EV3 판박이 아니야?” 중국 둥펑자동차가 최근 선보인 소형 전기 SUV ‘나노 06’이 기아의 인기 전기차 EV3와 너무나도 흡사한 디자인으로 출시돼 그야말로 ‘짝퉁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따로 있다. 이 차의 시작 가격이 우리 돈으로 약 1,530만 원에 불과하다는 사실! 디자인 카피 논란에도 불구하고 파격적인 ‘가성비’를 앞세운 나노 06, 과연 중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 소비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까?
둥펑 나노 06 측정면 (출처=둥펑자동차)
둥펑 나노 06 측정면 (출처=둥펑자동차)


“딱 보면 ‘어? EV3인데?’”… 숨길 수 없는 닮은꼴, 논란의 중심에 서다!

나노 06의 외모를 보면 기아 EV3를 떠올리지 않기란 쉽지 않다. 각진 차체 비율부터 미래지향적인 헤드램프 디자인, 심지어 17인치 알로이 휠까지, 전체적인 실루엣과 주요 디테일이 EV3와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 “베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둥펑 나노 06 정면 (출처=둥펑자동차)
둥펑 나노 06 정면 (출처=둥펑자동차)
물론 둥펑자동차도 나름의 ‘꼼수’는 부렸다. 앞 범퍼와 뒷모습 테일램프의 모양을 살짝 비틀고, 뒷문짝에는 위아래로 나뉘어 열리는 실용적인 테일게이트를 적용하는 등 법적 분쟁을 피하기 위한 최소한의 차별화(?)를 시도한 흔적이 보인다. 하지만 전체적인 인상은 누가 봐도 “EV3 아니야?”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다. 이러한 노골적인 디자인 유사성은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이미지에 또다시 먹구름을 드리우며 신뢰도 문제까지 거론되게 만들고 있다.

둥펑 나노 06 측후면 (출처=둥펑자동차)
둥펑 나노 06 측후면 (출처=둥펑자동차)
“속은 알차네!” 184마력 파워에 471km 주행, 실내 공간도 ‘넉넉’

논란의 디자인과는 별개로, 나노 06의 속은 제법 알차게 채워져 있다. 5인승 구조의 실내는 널찍한 파노라마 선루프와 소파처럼 편안한 2열 좌석을 갖춰 쾌적한 공간을 제공한다. 트렁크 용량은 500리터에 달하고, 보닛 아래 앞쪽 프렁크 공간도 70리터나 마련되어 있어 실용성만큼은 확실히 챙겼다. 운전석에는 12.8인치 독립형 중앙 디스플레이와 8.8인치 디지털 계기판이 자리 잡아 현대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둥펑 나노 06 실내 (출처=둥펑자동차)
둥펑 나노 06 실내 (출처=둥펑자동차)


심장도 제법 강력하다.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29.5kg·m의 힘을 내는 싱글 전기 모터가 탑재됐으며, 둥펑의 자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퀀텀 아키텍처 3호’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배터리는 44.94kWh와 51.87kWh 두 가지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데, 각각 한 번 충전으로 401km와 471km를 달릴 수 있다. 여기에 단 5분 충전으로 100km를 주행할 수 있는 고속 충전 기능까지 갖춰 일상적인 용도는 물론, 주말 나들이용으로도 충분한 실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가격표 보고 “입이 떡!”… EV3의 ‘3분의 1’ 가격, 이게 가능해?

나노 06의 가장 충격적인 무기는 역시 ‘가격’이다. 중국 현지 시작 가격이 79,900위안, 우리 돈으로 약 1,530만 원에 불과하다. 이는 독일 시장에서 판매될 기아 EV3의 예상 시작 가격인 35,990유로(약 5,600만 원)와 비교하면 거의 3분의 1 수준이다. “디자인은 비슷해도 가격은 넘사벽!”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둥펑 나노 06 측정면2 (출처=둥펑자동차)
둥펑 나노 06 측정면2 (출처=둥펑자동차)


이처럼 파격적인 가격 정책 덕분에 나노 06은 BYD의 ‘위안 업’, 우링 ‘빙고 플러스’, 바오준 ‘옙 플러스’ 등 쟁쟁한 중국 내 경쟁 모델들 사이에서도 빠르게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은 브랜드나 디자인 논란보다는 ‘가격 대비 성능’, 즉 가성비를 더욱 중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짝퉁 논란’이냐, ‘가성비 혁명’이냐. 둥펑 나노 06의 등장은 여러모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만약 기아가 EV3를 중국 시장에 출시한다면, 나노 06의 파격적인 가격 정책 때문에 골머리를 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디자인 카피라는 불편한 진실 속에서도, ‘저렴한 가격’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앞세운 나노 06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얼마나 열게 할지, 그 결과에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동치승 기자 don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