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보다 먼저 가야 한다”
지금 가장 예쁜 철원 가을 풍경
사진=철원고석정꽃밭, 생성형 이미지
사진=생성형 이미지
■ 꽃밭 하나 보러 철원까지 가는 이유
고석정꽃밭은 넓은 들판에 가을꽃을 가득 심어 놓은 철원의 대표 계절 명소다. 코스모스와 천일홍, 촛불맨드라미, 가우라, 핑크뮬리 등이 구역마다 다른 색을 만들며 이어진다. 멀리서 보면 분홍빛 꽃밭이 한 장의 배경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꽃마다 높이와 색감이 조금씩 다르다.
가장 좋은 점은 특정 포토존 하나만 보고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꽃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다음 구역에서는 붉은 맨드라미가, 또 다른 쪽에서는 가볍게 흔들리는 코스모스가 기다린다. 어디에 서도 사진이 나오지만, 카메라보다 먼저 꽃길을 천천히 걷는 편이 이곳을 더 잘 즐기는 방법이다.
분홍빛 꽃밭을 배경으로 인물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꽃 바로 앞에 붙기보다 산책로 중간에서 한두 걸음 뒤로 물러나 보자. 꽃과 하늘, 멀리 보이는 산까지 한 화면에 들어와 훨씬 시원한 사진이 완성된다.
사진=철원군
고석정꽃밭은 빛에 따라 분위기가 꽤 달라진다. 오전에는 선명한 꽃색이 잘 담기고, 한낮에는 푸른 하늘과 넓은 꽃밭이 어우러져 가장 화사하다. 조금 더 차분한 사진을 원한다면 늦은 오후가 좋다. 햇빛이 낮아지면서 분홍과 붉은 꽃잎에 금빛이 더해지고, 평범한 산책 장면도 영화의 한 컷처럼 보인다.
사람이 많은 주말에는 입구와 대표 포토존부터 서두르기보다, 먼저 외곽 산책길로 가는 편이 낫다. 넓은 꽃밭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 포인트를 먼저 둘러본 뒤, 한 바퀴 돌아오며 마음에 든 꽃밭에서 사진을 찍으면 동선이 한결 여유롭다.
2026 고석정꽃밭은 10월 31일까지 운영한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며, 입장권은 오후 6시에 마감된다. 해 질 무렵 방문할 계획이라면 매표 시간을 놓치지 않도록 조금 일찍 도착하는 편이 좋다. 일몰 시간과 안전 상황에 따라 운영시간은 달라질 수 있어 출발 전 공식 안내를 확인하면 된다.
사진=철원군
걷는 것이 부담스럽거나 아이와 함께라면 깡통열차를 타 보는 재미도 있다. 꽃밭 안을 달리며 넓게 펼쳐진 색을 감상할 수 있어, 걸을 때와는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꽃밭 안에는 먹거리와 철원 농특산물 부스, 체험 공간도 마련돼 있어 꽃구경 뒤 잠시 쉬어 가기 좋다.
일정을 조금 더 넉넉하게 잡았다면 꽃밭 바로 옆 고석정도 함께 들러볼 만하다. 계단을 내려가면 한탄강 물길과 고석바위, 정자가 어우러진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꽃밭의 화려한 색을 보고 난 뒤 거친 바위와 강물을 마주하면, 철원이 왜 가을 드라이브 여행지로 사랑받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사진=철원군
■ 10월의 꽃은 단풍보다 먼저 끝난다
고석정꽃밭은 ‘언젠가 가야지’ 하고 미루기보다, 꽃이 가장 풍성한 10월에 바로 떠나는 편이 좋다. 날씨와 개화 상황에 따라 풍경의 밀도가 달라지고, 계절이 지나면 그 넓은 들판의 색도 다시 바뀐다. 그래서 이곳은 같은 철원을 여행해도 10월에만 만날 수 있는 장면에 가깝다.
서울에서 출발해 꽃밭을 걷고, 고석정의 강바람을 맞고, 철원 오대쌀로 지은 밥까지 맛보는 하루. 멀리 해외로 떠나지 않아도 충분히 새로운 가을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주말에는 단풍 명소 대신, 분홍빛 들판이 끝없이 이어지는 철원으로 방향을 틀어도 좋겠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