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공공장소에 출몰하는 ‘타이트한 남자’ 논란
보디수트와 가면 착용으로 시민들 불안 증대

사진 =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캡처
사진 =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캡처
일본 공공장소에서 실리콘으로 만든 보디수트와 여성형 가면을 착용해 여성처럼 보이려는 남성들이 출몰해 논란이 되고 있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러한 변장 행위를 하는 남성들이 “타이트한 남자”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시민들에게 두려움을 안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타이트한 남자’들은 주로 몸에 딱 맞는 보디수트와 여성 얼굴을 닮은 가면을 착용하고 공공장소에 나타난다. SCMP는 이들이 일본 가면 코스프레 문화를 참조해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보다 사실적으로 구현하려는 애호가들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일본의 지하철에서 여성처럼 보이는 보디수트와 가면을 착용한 남성이 좌석에 앉아 있는 모습이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이후 4월에는 해당 남성을 목격한 한 누리꾼이 그가 여성들 사이에 의도적으로 앉아 있었다며 경찰에 신고했으나,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도쿄 시부야와 신주쿠 역 주변에서도 같은 유형의 남성들이 종종 목격된다고 증언했다.

타이트한 남자 중 한 명인 ‘린’은 온라인 생방송에서 자신이 생물학적으로 남성임을 인정하면서 논란이 더욱 커졌다. 그는 변장한 채 여성 화장실에 들어가 낯선 사람들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으며, 한 여성이 이 요구를 거부하면 위험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응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린은 “개인적인 욕망을 충족시켰을 뿐”이라며 “해를 끼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일본에서는 범죄 목적으로 신원을 숨겼을 때만 변장을 불법으로 간주하지만, ‘타이트한 남자’ 현상으로 인해 대중의 안전과 불안감이 증가하면서 사회적 제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SCMP는 아직 관련 범죄가 보고된 적은 없으나, 이러한 변장 행위가 대중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법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서윤 기자 sy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