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수목원 야시장서 ‘베이징 비키니’ 차림 중국인 관광객 논란
외국인 관광 매너 문제 다시 도마 위에

사진 = 제주맘카페 캡처
사진 = 제주맘카페 캡처
최근 제주 수목원 야시장에서 상의를 탈의한 중국인 관광객이 활보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10월 초, 한 제주맘카페에 ‘수목원야시장 방문~~(충격)’이라는 제목으로 게시글이 올라오면서, 이 사건은 급속히 퍼지며 제주 지역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게시글 작성자 A씨는 “가족들과 야시장을 즐기던 중 상의를 탈의한 남성이 등장해 깜짝 놀랐다”며 한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남성은 상반신에 문신을 가득 새긴 채, 상의를 벗고 야시장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작성자는 “이 남성이 중국인인 것 같고, 전신에 이레즈미(야쿠자 문신)를 한 상태로 돌아다니고 있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를 본 다른 누리꾼들도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왜 한국에 와서 자기 나라의 방식을 고수하냐”, “문신 티셔츠인 줄 알았는데 너무 불쾌하다”, “중국에서는 상반신을 벗는 게 예의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들었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이와 같은 사례는 중국 내에서 ‘베이징 비키니’로 불리는 현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비키니는 주로 더위를 피하기 위해 남성들이 윗옷을 가슴까지 말아 올리거나, 상반신을 노출한 채 다니는 패션을 가리킨다. 이 용어는 처음엔 배를 드러낸 남성들을 일컫는 표현이었지만, 최근에는 여름철 상의를 완전히 벗는 남성들까지 포함하는 의미로 확장됐다.

서양에서도 ‘베이징 비키니’ 현상에 관심을 보인 바 있다. 프랑스 언론은 “베이징 비키니, 엉뚱한 노출인가, 아니면 여름철 스타일인가”라는 기사를 다루기도 했고,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이 현상을 “중국 여름의 주된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중국 내에서도 이 관습에 대한 비판이 커지며, 일부 지방정부는 공공장소에서 상의를 벗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산둥성, 한단, 톈진, 선양 등지에서는 ‘베이징 비키니’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벌금을 부과하는 단속을 강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문화는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사진 = 에펨코리아
사진 = 에펨코리아
이와 같은 사건은 중국인 관광객의 매너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게 만들었다. 지난 6월, 제주 대로변에서 중국인 관광객으로 추정되는 유아가 대변을 보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된 바 있으며, 7월에는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전자담배를 피우는 중국인 여성이 주변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흡연해 공분을 샀다. 8월에도 제주의 아쿠아리움 야외 주차장에서 용변을 보는 중국인 관광객의 모습이 포착돼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사진 = 인터넷 커뮤니티
사진 = 인터넷 커뮤니티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해 318만 명에 달했으며, 이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외국인 관광객 중 40%를 기록했다. 특히 제주도는 중국인 관광객이 약 75%에 달하며, 주요 관광지에서의 매너 문제로 지속적인 논란이 일고 있다.

이서윤 기자 sy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