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안, 백내장 막는 ‘천연 안약’의 정체는 우리 식탁에 있었다

그냥 먹으면 흡수율 10%... 효과 3배 높이는 조리법은 따로 있다

나이가 들면서 침침해지는 눈 때문에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영양제부터 찾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 주변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만으로도 시력을 지키고 백내장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핵심은 특정 영양 성분이 아니라, 그 영양소의 ‘흡수율’을 어떻게 높이느냐에 달려있다. 어떤 음식을 어떻게 조리해 먹느냐에 따라 눈 건강의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비싼 돈을 들이지 않고도 맑은 시야를 유지하는 방법이 바로 여기에 숨어있다.

비싼 영양제보다 계란이 나은 진짜 이유

계란 노른자는 그 자체로 ‘천연 선글라스’ 역할을 한다. 시력의 핵심인 황반 색소를 구성하는 루테인과 지아잔틴 성분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이 성분들은 자외선이나 스마트폰 청색광 같은 유해 광선을 직접 걸러낸다.
반으로 자른 삶은 계란에서 노란색 노른자가 선명하게 드러난 모습. 계란에 들어 있는 루테인과 지아잔틴 등 눈 건강 관련 영양소를 떠올리게 한다.
반으로 자른 삶은 계란에서 노란색 노른자가 선명하게 드러난 모습. 계란에 들어 있는 루테인과 지아잔틴 등 눈 건강 관련 영양소를 떠올리게 한다.
중요한 점은 체내 흡수율이다. 계란 속 루테인과 지아잔틴은 일반 채소보다 몸에 흡수되는 비율이 월등히 높다. 매일 한두 알 꾸준히 섭취하는 것만으로 황반변성이나 백내장 같은 노인성 안질환의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계란에 포함된 비타민 A와 아연의 조합도 주목할 만하다. 아연이 비타민 A를 망막까지 효율적으로 운반해 어두운 곳에서의 시력을 개선하고 안구건조증을 완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당근과 시금치는 조리법이 전부다

눈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당근과 시금치는 조리법에 따라 그 효과가 극명하게 갈린다. ‘천연 안약’으로 불리는 당근의 베타카로틴 성분은 단단한 세포벽에 갇혀 있어 생으로 먹으면 흡수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얇게 썬 당근을 프라이팬에 소량의 기름과 함께 볶는 모습. 지용성 성분의 흡수를 고려한 당근 조리법을 이해하기 쉽게 표현한다.
얇게 썬 당근을 프라이팬에 소량의 기름과 함께 볶는 모습. 지용성 성분의 흡수를 고려한 당근 조리법을 이해하기 쉽게 표현한다.
당근은 잘게 썰어 기름에 볶을 때 비로소 진가를 발휘한다. 지용성인 베타카로틴의 흡수율이 3배 이상 높아져 망막의 빛 감지 능력을 회복시키는 데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끓는 물에 짧게 데친 시금치를 건져낸 뒤 들기름이나 올리브유를 더해 무치는 장면. 시금치를 익혀 먹는 조리 과정을 자연스럽게 담는다.
끓는 물에 짧게 데친 시금치를 건져낸 뒤 들기름이나 올리브유를 더해 무치는 장면. 시금치를 익혀 먹는 조리 과정을 자연스럽게 담는다.


시금치 역시 마찬가지다. 시금치의 루테인은 활성산소로부터 수정체가 흐려지는 것을 막아주는데, 이 성분 또한 기름과 함께 조리할 때 체내 흡수율이 극대화된다. 끓는 물에 살짝 데친 후 들기름이나 올리브유에 무쳐 먹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세 가지 음식이 만나 시너지를 낸다

각각의 효능을 지닌 계란, 당근, 시금치는 함께 섭취할 때 최고의 시너지를 낸다. 계란의 지용성 영양소와 당근, 시금치의 지용성 비타민이 기름과 함께 어우러지며 서로의 흡수를 돕는 완벽한 조합이 만들어진다.
잘게 썬 당근과 시금치를 넣어 만든 계란말이가 접시에 담긴 모습. 기사에서 소개한 세 가지 식재료를 한 번에 섭취할 수 있는 실제 식사 예시다.
잘게 썬 당근과 시금치를 넣어 만든 계란말이가 접시에 담긴 모습. 기사에서 소개한 세 가지 식재료를 한 번에 섭취할 수 있는 실제 식사 예시다.


예를 들어 시금치와 당근을 잘게 썰어 넣은 계란말이나 볶음밥은 맛과 영양을 모두 잡는 훌륭한 눈 건강식이 된다.
오늘 저녁, 식탁에 오르는 소박한 반찬 하나가 수십만 원짜리 영양제보다 더 확실하게 눈 수명을 늘려줄 수 있다. 값비싼 보충제에 의존하기 전, 먼저 자신의 식단부터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우성연 기자 sy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