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귀여운 것 앞에서 마음이 녹고, 또 이상하게 움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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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새끼, 아기 코끼리, 작고 동그란 캐릭터. 이들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입가에 미소가 번지며, 영상이라도 나면 손이 ‘좋아요’ 버튼을 누르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좋다”는 감정을 넘어서 우리의 뇌와 신체는 실제로 달라진 반응을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귀여운 대상을 보면 뇌의 쾌락·보상센터가 활성화되고, 돌발적으로 ‘귀여움 공격’이라는 역설적 반응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지금부터 ‘귀여움’이 우리 몸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 들여다보겠습니다.
1. 뇌 속 변화: 보상 체계가 켜진다
귀여운 대상이 눈에 들어오면 우리 뇌의 보상·보호 메커니즘이 빠르게 작동합니다. 영상·이미지 연구에 따르면, 귀여운 아기 얼굴 등을 보면 시상하부 주변과 함께 보상 관련 핵심 영역인 핵 측좌핵(nucleus accumbens)이 활성화됩니다.이 구역이 활성화되면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분비되어 ‘좋음’, ‘보호하고 싶음’ 등의 감정이 튀어나옵니다.
또한 2009년 연구에서는 ‘아기형 스키마’, 큰 눈, 둥근 얼굴, 작은 코 등이 귀여움 인식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 인식이 140 밀리초 이내에 나타났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즉, 귀여움은 단순한 시각적 즐거움을 넘어서 생존 ·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뇌의 신호입니다.
2. 감정·도덕에도 영향: 귀여움이 우리를 착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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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귀여움은 도덕적 판단까지 바꾸고, 봉사나 기부 같은 친사회적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밝히고 있습니다.
실제로 귀여운 이미지를 먼저 본 참가자들은 그 이후 읽은 도덕적 이야기에서 비귀여운 이미지를 본 사람들보다 비도덕적 행동을 더 엄격히 판단했으며, 자신도 더 도덕적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즉, 귀여움은 ‘즐거움’만이 아니라 ‘착함’을 유도하는 심리적 촉매제인 셈입니다.
3. 귀여움 공격(Cute Aggression): “조금은 부숴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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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반응은 실제로 공격 의도가 있는 게 아니라, 너무 강한 긍정 감정이 감당이 안 돼 뇌가 균형을 맞추기 위해 역설적 감정을 동원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2018년 연구에 따르면 귀여운 이미지가 나왔을 때 감정·보상 영역 활동이 증가했고, 귀여움 공격을 느낀 사람들은 그 활동이 더 강했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즉, “너무 귀여워서 미치겠다”는 감정은 우리 뇌가 ‘지금 내가 보살펴야 할 존재’라는 신호를 처리하는 방식 중 하나일 수 있습니다.
4. 몸에도 미세한 변화가 생긴다
귀여운 대상을 볼 때의 신체 반응은 뇌뿐만 아니라 심박수·자율신경·표정 근육 등 몸 전체로 퍼집니다. 예컨대 귀여운 아기를 보면 눈꺼풀·입꼬리가 올라가고, 근육이 긴장 완화 상태로 바뀌어 몸이 이완되는 경향이 있습니다.또한 귀여운 모습을 오래 보면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이 낮아지고, 반면 도파민·옥시토신(‘사랑·유대’ 호르몬)이 증가하는 연구가 나왔습니다.
이처럼 귀여움은 단순한 ‘보기 좋은 것’ 이상의 생리적 이완 신호를 만들 수 있습니다.
5. 일상에 적용하는 작은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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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심리·정서 상태가 불안정하다면 ‘귀여움’만으로 문제 해결을 기대하기보다는 전문가 상담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귀여움은 내 몸이 보내는 ‘보살핌 신호’다
귀여운 것 앞에서 미소만 짓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우리의 뇌는 보살핌 본능을 깨우며 몸 전체를 준비시킵니다. 다음 번 귀여운 강아지를 보면 그냥 ‘귀엽다’고 넘기지 말고, 내 몸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잠시 느껴보세요.그 순간이 당신에게 작은 휴식이 될 수 있습니다.
이서윤 기자 sy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