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배우 남포동 별세…‘감초 연기’ 스타 떠났다
‘고래사냥’·‘투캅스’ 배우의 마지막 길
사진=SBS플러스
원로 배우 남포동(본명 김광일)이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1세.
1970~1990년대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오가며 특유의 코믹한 감초 연기로 사랑받았던 남포동은 지난 23일 세상을 떠났다. 소속사 발표는 없었지만,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오랜 지병 끝에 조용히 눈을 감았다. 빈소는 의정부 을지대학교병원 장례식장 5호에 마련됐고, 발인은 25일이다.
사진=영화 포스터
대표작은 1980~1990년대 한국 영화·드라마 전성기와 함께한다. 영화 ‘고래사냥’(1984), ‘겨울 나그네’(1986), ‘투캅스 2’(1996), ‘투캅스 3’(1998) 등 굵직한 작품들에서 남포동은 짧은 출연에도 관객들이 기억할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드라마 ‘인간 시장’(1988), ‘머나먼 쏭바강’(1993~1994), ‘인생은 아름다워’(2001) 등에서도 감초 역할로 활약하며 브라운관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최근까지도 활동은 계속됐다. 2022년 영화 ‘감동주의보’에서는 주인공의 할아버지 전종구 역을 맡아 여전한 연기력을 뽐냈다. 나이가 들고 건강이 좋지 않았음에도 현장을 지키며 연기를 이어간 그의 모습은 동료들과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또 지난해 1월 경남 창녕군의 한 주차장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팬들을 놀라게 한 바 있다. 당시 차량 안에는 술병과 잿가루가 담긴 양동이가 발견됐고, 구조대는 창문을 깨고 그를 구했다. 이후 남포동은 유튜브 ‘근황올림픽’에서 “수면제를 먹고 번개탄을 피웠는데 연기가 많이 나 사람들이 불이 난 줄 알고 신고했다”며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던 당시 상황을 직접 설명했다.
남포동은 “안 죽어. 당차게 살아야지. 90세까지 악착같이 살아보려고 했다”고 말하며 회복 의지를 보였으나 끝내 81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수십 년 동안 한국 영화와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넣던 원로 배우 남포동은 묵묵히 자신만의 색깔로 대중의 기억 속에 남았다. 팬들과 동료들은 “정겨운 감초 배우였다”, “연기 안에서 따뜻함이 묻어나던 분”, “편히 쉬시길 바란다”는 추모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