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진호 SNS
사진=이진호 SNS


개그맨 이진호(39)가 불법 도박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15일 이진호를 도박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된 민원을 바탕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민원인은 “이진호의 상습 도박 및 사기 혐의를 철저히 수사해달라”며 문화예술계에 대한 공정한 대응을 촉구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사기 혐의는 피해자의 진술이 없어 인정되지 않았으나, 불법 도박 관련 혐의는 사실로 확인됐다.

이진호는 2020년경 인터넷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게임을 시작했고, 이후 감당할 수 없는 빚을 떠안게 됐다고 고백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개인 SNS를 통해 “금전적인 손해도 크지만, 무엇보다 믿고 돈을 빌려준 분들께 너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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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호가 도박으로 인해 발생시킨 채무는 약 23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진호는 방탄소년단 지민, 개그맨 이수근, 가수 하성운 등 동료 연예인들에게까지 돈을 빌리며 피해가 확산됐다. 특히 지민에게는 1억 원 상당, 이수근에게는 수천만 원, 하성운에게도 수백만 원을 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진호는 “매월 조금씩이라도 갚아나가고 있고, 죽을 때까지 내 힘으로 모두 변제할 것”이라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경찰 조사에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이진호는 불법 도박이라는 오명과 함께 연예계에서도 신뢰를 잃었다. 과거 김용만, 신정환, 슈 등 도박으로 물의를 빚은 연예인들의 사례가 다시 소환되며, 사행산업의 확장 속 연예인의 책임 있는 태도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이진호는 2005년 SBS 7기 특채 개그맨으로 데뷔해 tvN ‘코미디 빅리그’, JTBC ‘아는 형님’ 등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사랑받았다. 하지만 이번 사건 이후 출연 중이던 프로그램에서 모두 하차했고, 그가 광고했던 콘텐츠 영상들도 삭제되는 등 연예계 활동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넷플릭스 예능 ‘코미디 리벤지’ 측은 이진호의 논란 직후 예정된 제작발표회를 강행했지만, 프로그램 내 편집 여부에 대해서는 “다수 코미디언이 팀을 이루는 구성상 통편집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출을 맡은 권해봄 PD는 “제작발표회 30분 전에 소식을 접했다. 이경규 선배가 중심을 잡아줬다”며 “이진호 씨의 사생활로 인해 프로그램이 흔들리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이진호의 불법 도박 경위와 채무 내역 등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검찰에 관련 자료를 모두 넘긴 상태다. 검찰은 이진호의 기소 여부를 검토 중이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