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학대 끝에 숨진 지적장애 여성…주범 무기징역 확정

사진 = ‘그것이 알고싶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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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전북 익산에서 발생한 ‘성매매 셰어하우스’ 사건은 잔혹함과 비인간적인 학대로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지적장애 여성 A 씨(당시 20세)는 피의자들의 지속적인 폭행과 고문 끝에 결국 목숨을 잃었다.

숨진 피해 여성의 참혹한 상태

2019년 9월, 경남 거창군의 한 야산에서 옷을 걸치지 않은 채 웅크린 상태로 암매장된 A 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사인은 전신에 걸친 폭행으로 인한 다발성 손상이었으며, 부검 결과 온몸에 멍과 골절, 찔리고 베인 상처가 발견됐다.

A 씨는 사건 두 달 전 광주에서 가출한 뒤 실종 신고가 접수된 상태였다.

‘성매매 셰어하우스’의 실체
사진 = ‘그것이 알고싶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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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주범인 조폭 출신 B 씨(당시 28세)는 출소 후 아내 C 씨(35세)와 교도소 동기 D 씨(30세)와 함께 전북 익산의 한 원룸에서 생활하며 성매매를 강요했다. 이들은 SNS를 통해 가출 여성을 꾀어내 숙소와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며 속였다.

A 씨 역시 이들의 유혹에 넘어가 익산으로 오게 됐다. 하지만 도착하자마자 휴대전화를 빼앗기고 강제로 성매매에 투입됐다.

두 달간 지속된 폭행과 고문
사진 = ‘그것이 알고싶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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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이들이 기대한 수익을 올리지 못하자 2019년 6월부터 8월까지 2개월간 극심한 학대와 폭행에 시달렸다. 세탁기가 있는 베란다에 감금된 채 물조차 제대로 마시지 못했으며, 이틀에 한 번 종이컵에 담긴 맨밥만 먹었다.

B 씨 일당은 A 씨의 온몸을 테이프로 칭칭 감아 성추행하고, 뜨거운 물을 끼얹으며 고문했다. 한 가해자는 A 씨의 허벅지와 발등을 낫으로 찍는 등 잔혹한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A 씨는 지속된 학대와 고문으로 탈진 상태에 빠졌으며, 결국 8월 18일, 빈사 상태로 숨을 거뒀다.

암매장과 은폐 시도
사진 = ‘그것이 알고싶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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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가 사망하자, B 씨는 친척이 살던 경남 거창군 야산으로 이동해 시신을 암매장했다. 하지만 이후 비가 내리면서 시신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시멘트를 부어 은폐를 시도했다.

또 다른 피해자들의 증언

사건은 2019년 9월, 다른 피해자인 E 씨(32세, 지적장애 2급)의 어머니가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하며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E 씨 커플 역시 B 씨 일당에게 속아 6개월간 동거하며 A 씨와 비슷한 학대를 받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E 씨는 경찰 조사에서 A 씨가 학대받는 모습을 목격했으며, 시신 유기에 강제로 가담했다고 고백했다.

법정에서 드러난 잔혹성
사진 = ‘그것이 알고싶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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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범 B 씨는 살인, 성매매 교사, 시체 유기 등 15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 B 씨는 징역 30년을 선고받았으며, 공범 C 씨는 징역 7년, D 씨는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항소심에서는 원심이 파기됐다. 2020년 12월, 항소심 재판부는 주범 B 씨에게 무기징역, C 씨와 D 씨에게 각각 징역 8년과 2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양심을 저버리고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학대했다”며 강하게 질책했다.

사건의 여파와 교훈

익산 사건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와 가해자에 대한 엄정한 처벌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환기시켰다.

담당 형사는 “조사 후 B 씨가 아내에게 ‘사랑한다, 뽀뽀 한 번 하자’라고 말하며 태연히 행동하는 모습이 가장 황당했다”고 회상하며 사건의 잔혹성과 가해자들의 비인간성을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지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의 심각성을 알리며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개선의 필요성을 촉구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김지혜 기자 k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