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부터 신논현까지 뒤덮인 혐오 발언, 팬들이 직접 지우개 들고 나섰다

가수 보아 / 출처 : 인스타그램
가수 보아가 서울 전역에 걸친 악플 낙서 테러를 당했다. 최근 박나래 관련 실언 논란 후폭풍으로, 강남 일대가 보아를 향한 혐오 표현으로 뒤덮이자 팬들이 직접 정화에 나섰다.

서울 저역 ‘악플 낙서’테러 /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도시 전체가 거대한 악플 게시판으로 변했다
‘아시아의 별’ 보아를 향한 증오가 서울 도심을 검게 물들이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서울 강남역, 신논현역, 역삼대로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의 버스 정류장과 광고판 기둥이 보아를 향한 악의적인 낙서로 뒤덮였다는 목격담과 사진이 쇄도하고 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SM 보아’라는 문구와 함께 차마 입에 담기 힘든 혐오 발언들이 스프레이 등으로 조잡하게 휘갈겨져 있다. 특정 연예인을 향한 사이버 불링이 오프라인 공간까지 점령한 충격적인 ‘낙서 테러’에 대중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일부 팬들은 더 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다며 직접 거리로 나섰다. 이들은 강남역 일대에 모여 세제와 수세미 등으로 악플 낙서를 하나하나 지워내는 모습을 인증하며, 스타를 향한 비뚤어진 공격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가수 보아 / 출처 : 인스타그램
이번 사태의 발단은 며칠 전 있었던 ‘취중 라이브 방송’에서 비롯됐다. 보아는 방송인 전현무의 자택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중 진행된 SNS 라이브 방송에 출연했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이어가던 중, 전현무가 과거 불거졌던 자신과 박나래의 열애설에 대해 묻자 보아는 “사귈 수가 없다”고 답했다. 이어 전현무가 “박나래가 아깝냐”고 묻자, 보아는 망설임 없이 “오빠가 아깝다”고 말했다. 전현무가 “괜찮겠냐”며 만류했지만, 보아는 “상관없다”, “난 아프리카TV 스타일”이라며 미성숙한 발언을 이어갔고, 이는 곧 ‘당사자 없는 뒷담화’라는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가수 보아 / 출처 : 인스타그램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보아는 결국 고개를 숙였다. 그는 팬 커뮤니티를 통해 “저의 경솔한 언행과 미성숙한 모습으로 불편함을 느끼셨을 모든 분께 사과드린다”며 장문의 사과문을 올렸다.
보아는 “당사자가 없는 자리에서 실례되는 발언을 한 점에 대해 박나래 님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렸고, 너그러이 이해해주셨다”고 전하며, “지난 몇 년간 사적으로도 힘든 시간을 겪어왔다. 제 모습이 어떤 분들께는 불편하게 느껴졌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힘들었던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말 한마디가 불러온 나비효과가 결국 도시를 뒤덮는 ‘낙서 테러’라는 끔찍한 결과로 이어졌다. 성숙한 사과와 팬들의 자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번 새겨진 혐오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고 있다.
강지원 기자 jwk@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