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 겨냥한 2천만원대 전기 세단, 9월 판매량 28대… ‘실패’ 단정하기엔 아직 이르다

길이 4.9m 중형급 차체, 27인치 화면에도 소비자 초기 반응은 왜 미지근했을까



현대차의 신형 전기 세단이 중국에서 2000만원대라는 파격적인 가격표를 달고 나왔다. 하지만 9월 한 달간 판매량은 고작 28대에 그쳤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숫자만 보면 ‘흥행 실패’라는 평가가 나올 법하다. 그러나 이 성적표를 둘러싼 배경에는 가격과 판매량 외에 또 다른 변수가 존재한다. 바로 ‘출시일’이다.

28대라는 숫자는 눈길을 끌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는 신호가 보인다.



9월 판매 28대, 출시일은 29일이었다



가장 먼저 짚어야 할 사실은 판매 기간이다. 현대차 아이오닉 V가 중국에서 정식 판매를 시작한 날은 9월 29일이다. 28대라는 판매량은 한 달 전체가 아닌, 단 이틀간의 실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자동차 판매량은 계약 시점이 아닌 고객 인도(출고) 시점을 기준으로 집계되는 경우가 많다. 신차 출시 소식과 실제 판매 집계 사이에 시차가 발생하는 이유다.





따라서 9월 실적만으로 이 차가 중국 시장에서 외면받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온전한 한 달의 판매 실적이 공개된 이후에야 중국 소비자들의 진짜 반응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가격은 낮췄지만 차는 작지 않았다



아이오닉 V는 가격을 낮췄다고 해서 소형차급으로 나온 모델이 아니다. 차체 길이는 4900mm, 앞뒤 바퀴 사이 거리는 2900mm에 달해 국산 중형 세단과 비슷한 크기를 갖췄다.



중국 출시 당시 한시적 혜택을 적용한 가격은 9만9900위안(약 1900만원)부터 시작했다. 실내에는 27인치 4K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는 등 상품성에도 신경을 썼다.

다만 일부 정보는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 최장 주행거리로 알려진 650km(중국 CLTC 기준)는 가장 비싼 사양에 해당하며, 시작 가격 모델은 540km 사양이다. 저렴한 소형 전기차를 떠올렸다면 여러모로 예상과는 다른 차다.

아이오닉 V와 일렉시오, 묶어서 보면 안 되는 이유





종종 함께 언급되는 전기 SUV ‘일렉시오’의 9월 판매량 67대를 더해 총 95대라는 식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두 차는 출시 시점부터 다르기에 단순 합산은 무의미하다.

일렉시오는 아이오닉 V보다 먼저 시장에 출시된 모델이다. 이미 판매가 진행 중인 차와 이제 막 판매를 시작한 차의 실적을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기는 곤란하다.

결국 28대라는 숫자는 자극적이지만, 아이오닉 V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정보다. 가족용 차를 구매할 때 뒷좌석과 트렁크 공간을 먼저 살피는 것처럼, 소비자의 최종 선택은 단순히 가격과 화면 크기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