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만 고집 않겠다” 선언, 가솔린·하이브리드까지 모두 출시 예고
개발 비용 확 줄인다는 새 플랫폼 공개, 2027년부터 본격 적용
신차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요즘,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한 글로벌 자동차 그룹이 ‘다시 저렴한 차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들의 핵심 전략은 ‘합리적 가격’, ‘파워트레인 다양화’, 그리고 ‘플랫폼 통합’ 세 가지로 요약된다.
과연 어떤 브랜드가, 어떤 방식으로 자동차 시장의 흐름을 바꾸려는 것일까.
주인공은 바로 지프, 푸조, 피아트 등을 보유한 스텔란티스다. 스텔란티스는 오는 2030년까지 북미 시장에 3만 달러(약 4100만 원) 이하 신차를 대거 출시하겠다는 대규모 계획을 최근 공개했다. 특히 이 중 최소 2개 모델은 2만 5천 달러,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3천만 원대 초반의 파격적인 가격으로 출시될 예정이라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전기차 시대에 역행? 오히려 현실적인 선택
최근의 흐름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대부분의 글로벌 제조사들이 전기차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것과 달리, 스텔란티스는 ‘소비자가 원하는 방식’을 택했다. 전기차만 고집하지 않고 가솔린과 하이브리드까지 함께 가져가는 현실적인 전략이다.
회사는 2030년까지 순수 전기차 29종은 물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및 주행거리 연장형 15종, 일반 하이브리드 24종, 그리고 내연기관 및 마일드 하이브리드 40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선택의 폭을 넓혀 다양한 소비자층을 공략하겠다는 의도다.
차값 낮추는 비결, ‘이것’ 하나로 통합한다
어떻게 차량 가격을 낮출 수 있을까. 해답은 새로운 글로벌 플랫폼 ‘STLA One’에 있다. 2027년부터 적용될 이 플랫폼은 소형 해치백부터 중형 SUV까지 다양한 체급의 차량을 단 하나의 구조로 생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플랫폼을 통합하면 개발 비용과 생산 단가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는 고스란히 차량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를 차체 구조와 통합하는 ‘셀투바디(Cell-to-Body)’ 방식을 적용해 무게와 원가를 동시에 절감할 계획이다. 내년 혹은 내후년 신차 구매를 계획하고 있다면 이번 발표를 주목할 만하다.
지프와 피아트 앞세워, 시장 판도 바꿀까
단순히 저렴한 차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 스텔란티스는 그룹 내 핵심 브랜드를 재정비하고 역량을 집중한다. 지프, 램, 푸조, 피아트를 4대 핵심 브랜드로 선정하고 전체 개발비의 약 70%를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스텔란티스의 이번 전략이 비싸진 자동차 시장에 대한 일종의 반작용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한 관계자는 “전기차 시대가 오면서 자동차 가격이 지나치게 상승했다”며 “스텔란티스가 다시 ‘합리적 가격’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시장 흐름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