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500만 원 올랐지만 계약자 41%는 오히려 이 트림을 선택했다
SUV 대세 속에서 다시 한번 증명된 ‘국민 세단’의 저력, 인기 비결은 따로 있었다
2026년 5월, 국내 자동차 시장이 다시 한번 들썩이고 있다. 주인공은 현대자동차의 ‘더 뉴 그랜저’. 출시 전부터 가격 인상 논란이 있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하루 만에 1만 대가 넘는 계약이 몰렸다.
높은 가격표에도 소비자들이 지갑을 연 데에는 단순히 ‘그랜저’라는 이름값, 즉 브랜드 파워 이상의 이유가 숨어있다. 강화된 상품성과 예상 밖의 선택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과연 어떤 점이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현대차에 따르면 더 뉴 그랜저는 출시 첫날인 지난 14일, 총 1만 277대의 계약을 기록했다. 이는 2019년 6세대 페이스리프트 모델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초기 계약 실적이다.
최근 몇 년간 SUV가 시장을 주도하고 전기차 전환이 가속화되는 흐름 속에서 거둔 성과라 더욱 의미가 깊다. 세단 시장의 위축 우려를 단번에 불식시킨 셈이다.
가격 인상 논란, 상품성으로 정면 돌파했다
물론 출시 전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트림에 따라 최대 500만 원 이상 가격이 오르면서 ‘너무 비싸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현대차는 신차급 변화로 응수했다. 특히 실내 경험을 좌우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공을 들였다.
새롭게 탑재된 ‘플레오스 커넥트’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더욱 직관적이고 빠른 반응 속도를 보여준다. 여기에 스마트 비전 루프 같은 신규 편의 사양을 추가해 기존 모델과의 차별점을 명확히 했다.
역시 그랜저라는 이름값, 하지만 선택은 의외였다
강력한 브랜드 파워가 판매량의 기반이 된 것은 분명하지만, 계약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지점이 발견된다. 바로 고급 사양에 대한 쏠림 현상이다.
전체 계약자 중 41%가 최상위 트림인 ‘캘리그래피’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히 이동 수단을 넘어, 고급스러운 가치를 원하는 소비 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만약 당신이 가족을 위한 품격 있는 세단을 고민 중이라면, 이 같은 소비자들의 선택은 참고할 만한 지표가 될 수 있다.
파워트레인 선택에서는 가솔린 모델이 58%로 우위를 점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40%로 뒤를 이었다.
이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고객 인도가 하반기부터 시작되는 일정의 영향도 있다. 친환경차 인증 절차가 마무리되면 하이브리드 계약 비중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더 뉴 그랜저의 초반 흥행은 ‘가격’이라는 장벽을 뛰어넘는 ‘가치’를 소비자들이 인정했다는 신호다. SUV 전성시대 속에서도 대한민국 대표 세단의 자리가 얼마나 굳건한지 다시 한번 입증한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