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BMW i4, 예상보다 빠른 단종 소식 전해져

단순한 모델 교체가 아닌, BMW의 차세대 전기차 시대를 위한 거대한 그림의 시작으로 풀이된다.

i4 / BMW
i4 / BMW


BMW의 인기 전기 세단 i4가 예상보다 이른 단종 수순을 밟는다. 판매 부진과는 거리가 먼, 오히려 실적을 견인하던 핵심 모델의 퇴장 소식에 시장은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이번 결정은 BMW의 미래 전동화 전략과 깊은 관련이 있다. 새로운 플랫폼 도입, 라인업의 전면적 재편, 그리고 차세대 주자의 등장이라는 세 가지 핵심 키워드를 통해 그 배경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그렇다면 BMW는 왜 잘 달리는 말에서 스스로 내리는 이례적인 선택을 한 것일까?

실적을 견인한 베스트셀링 전기차



i4는 BMW 전기차 라인업에서 단순한 차종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브랜드의 전동화 전환을 이끈 상징적인 모델이자 실적을 책임진 핵심 카드였다. 북미와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iX1과 함께 전기차 판매량을 쌍끌이했으며, 특히 본고장인 독일에선 4시리즈 전체 판매량의 절반 가까이를 전기차 버전이 차지할 정도로 막강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i4 / BMW
i4 / BMW


미국 시장에서도 가장 많이 팔린 BMW 전기차로 이름을 올리며 상품성과 시장성을 모두 입증했다. 여기에 고성능 M 라인업인 M50 모델은 한때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M 모델이었을 정도로, i4는 대중적인 전기 세단 시장은 물론 고성능 퍼포먼스 영역에서도 BMW의 중요한 축을 담당했다.

예상보다 빠른 단종, 그 배경은



이처럼 성공 가도를 달리던 i4(코드명 G26)가 약 4년의 생산을 끝으로 2026년 말에서 2027년 초 사이 단종될 예정이다. 예상보다 빠른 퇴장이다. 하지만 이는 i4의 실패가 아닌, 더 큰 그림을 위한 전략적 선택에 가깝다. 바로 BMW의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노이에 클라쎄(Neue Klasse)’의 본격적인 등장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i4 실내 / BMW
i4 실내 / BMW


즉, 기존 내연기관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 시대를 정리하고, 완전히 새로운 구조의 차세대 전기차 시대로 넘어가기 위한 라인업 재정비 과정인 셈이다. i4가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다음 주자에게 바통을 넘겨주는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로 해석된다. BMW는 i4라는 이름값을 버리지 않고 2030년 이전 새로운 형태로 다시 선보일 계획도 남겨두었다.

i4의 빈자리를 채울 새로운 주자



i4가 떠난 자리는 새로운 i3가 이어받는다. 과거 해치백 형태의 i3와는 완전히 다른, 3시리즈 기반의 전기 세단이다. BMW는 이미 고성능 버전인 i3 M50 모델을 공개했으며, 대중적인 접근성을 높인 40 모델 역시 곧이어 라인업에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i4 / BMW
i4 / BMW


결국 BMW는 i4 단종으로 발생할 수 있는 수요층의 공백을 최소화하면서, 노이에 클라쎄라는 새로운 아키텍처 안에서 i3를 중심으로 전기 세단 라인업을 새롭게 구축하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기존 베스트셀링 모델의 성공 경험을 차세대 플랫폼과 신형 모델로 자연스럽게 이전하려는 전략이다.

4시리즈는 남는다, 전략만 바뀔 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i4는 단종되지만, 4시리즈 라인업 자체는 계속 유지된다는 사실이다. 일부 모델의 축소 가능성은 있지만, 내연기관과 전기차를 아우르는 BMW의 핵심 라인업으로서 4시리즈의 명맥은 이어진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i4 단종 소식 / BMW
i4 단종 소식 / BMW


결론적으로 BMW는 4시리즈라는 큰 틀을 유지하되, 그 안을 채우는 동력원과 플랫폼 전략을 시대의 흐름에 맞춰 과감하게 바꾸는 단계에 들어섰다. 잘 팔리던 i4의 조기 퇴장은 단기적으로 아쉬움을 남길 수 있지만, BMW가 차세대 전기차 시장을 향해 얼마나 빠르고 단호하게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명확한 신호탄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