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퍼 일렉트릭 글로벌 수요 폭발에 결국 증산 결정, 시간당 생산량까지 끌어올린다
하지만 기대했던 2교대 전환은 또 무산… 광주시의 숙원은 언제쯤 이뤄질까

캐스퍼 - 출처 : 현대자동차
캐스퍼 - 출처 : 현대자동차




출시 직후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16개월 대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던 현대자동차의 경형 SUV 캐스퍼. 긴 기다림에 지친 소비자들의 원성이 자자했던 가운데, 현대차가 결국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결단을 내렸다.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캐스퍼와 캐스퍼 일렉트릭의 생산량을 2026년까지 6만대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하지만 생산량 확대라는 긍정적인 소식 이면에는 지역 사회의 오랜 숙원이었던 ‘2교대 전환’ 무산이라는 아쉬움이 공존하고 있다.

글로벌 수요 잡기 위한 생산 확대





캐스퍼 - 출처 : 현대자동차
캐스퍼 - 출처 : 현대자동차


이번 증산 계획의 핵심은 ‘캐스퍼 일렉트릭’에 있다. GGM은 2026년 생산 목표를 총 6만 1200대로 잡았는데, 이 중 캐스퍼 일렉트릭이 4만 8622대, 내연기관 모델인 캐스퍼 가솔린이 9778대다. 전체 생산량의 약 80%를 전기차 모델이 차지하는 셈이다.

이는 올해 생산 물량인 5만 8400대와 비교해 약 4.8% 증가한 수치다. 특히 캐스퍼 일렉트릭이 국내는 물론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수요를 맞추기 위한 생산 확대가 불가피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장 멈추고 효율성 높인다



늘어나는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GGM은 대대적인 설비 투자에 나선다. 약 100억 원을 투입해 차체 생산 설비와 로봇을 증설하고, 시간당 생산 대수(UPH)를 기존 26.5대에서 29.6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 4월 25일부터 5월 5일까지 열흘 남짓 공장 가동을 일시적으로 멈추고 설비 증설 공사를 진행한다. GGM은 추가 인력 투입 없이 설비 효율 개선만으로 생산성을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투자로 고질적인 출고 대기 문제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캐스퍼 - 출처 : 현대자동차
캐스퍼 - 출처 : 현대자동차


반쪽짜리 성공 2교대 전환은 또 불발



하지만 생산량 확대에도 불구하고 GGM 설립 당시부터 최대 목표였던 2교대 근무 체제 전환은 이번에도 불발됐다. 안정적인 2교대 운영을 위해서는 연간 8만대 이상의 생산 물량이 확보돼야 하지만, 현대차로부터 추가 위탁 생산 물량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GGM의 2교대 전환이 이뤄질 경우 GGM에서 약 400명, 협력업체에서 600명 등 총 1000여 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며 지속해서 물량 확대를 요청해왔다. 그러나 이번 증산 결정이 설비 투자 효율화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고용 창출 효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온다.

캐스퍼 일렉트릭 - 출처 : 현대자동차
캐스퍼 일렉트릭 - 출처 : 현대자동차


업계 한 전문가는 “캐스퍼 일렉트릭의 글로벌 판매 실적이 향후 GGM의 운명을 결정할 중요한 변수”라며 “단기적으로는 생산성 향상에 집중하되, 중장기적으로는 현대차의 다른 소형 전기차 모델을 추가로 유치해야만 ‘광주형 일자리’ 모델이 완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GGM은 생산 효율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목표 물량 달성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생산 확대가 고용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적 한계는 여전히 큰 과제로 남게 됐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