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재고떨이? 알고보니 숨겨진 이유 있었다… 딜러사 전화 불통 사태
신형 출시·직영 전환 앞두고 ‘역대급’ 프로모션… 인기 트림 이미 품절

E클래스 - 출처 :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 출처 : 메르세데스-벤츠




연말 자동차 시장이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의 파격적인 할인 소식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대표 모델인 E200 아방가르드의 경우, 정가 7650만원에서 최대 1700만원에 달하는 할인이 적용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사실상 ‘가격 붕괴’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 가격이면 제네시스 G80 살 이유가 없다”, “바로 계약하러 간다”는 등 폭발적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 각 딜러사에는 문의 전화가 하루 수십 통씩 폭주하며 일부 영업점은 전화 연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실구매가가 5천만원대 후반까지 떨어지면서 국산 프리미엄 세단인 제네시스 G80과 직접적인 경쟁 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재고 부족이 부채질한 할인 경쟁



E클래스 - 출처 :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 출처 : 메르세데스-벤츠




이번 할인 열풍은 한정된 재고 상황과 맞물려 더욱 과열되는 양상이다. 당초 연말 국내에 입항될 예정이었던 E클래스 물량은 약 2000대 수준이었으나, 실제로는 절반인 1000여 대만 들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공급이 예상보다 줄어들면서 남아있는 소량의 재고에만 이번 역대급 할인 조건이 적용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인기 있는 색상과 트림은 이미 계약이 마감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남아있는 재고가 모두 소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금이 아니면 이 가격에 E클래스를 살 마지막 기회”라는 인식이 소비자들 사이에 퍼지면서 계약을 서두르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역대급 할인의 세 가지 배경



이번 E클래스 할인은 단순한 재고 정리를 넘어선, 벤츠의 복합적인 전략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첫째, 글로벌 시장에 신형 E클래스(W214) 출시가 임박하면서 기존 모델(W213)의 재고를 빠르게 소진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통상 신형 출시 직전 할인은 일반적이지만, E클래스처럼 꾸준한 판매량을 자랑하는 ‘효자 모델’에 1000만원이 훌쩍 넘는 할인을 적용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둘째, 고금리와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며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된 점도 한몫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역시 판매량 감소의 압박을 받고 있으며, 경쟁사인 BMW, 아우디 등이 이미 공격적인 할인 정책을 펼치고 있어 시장 점유율 방어를 위한 조치가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마지막으로, 내년 4월부터 시행될 벤츠코리아의 ‘전 차종 직영 판매’ 체제 전환도 중요한 변수다. 직영 체제로 전환되면 현재와 같은 딜러사별 경쟁적인 프로모션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딜러사 입장에서는 직영 전환 전 재고를 최대한 정리해야 할 유인이 커졌고, 이것이 이번 대규모 할인으로 이어졌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E클래스 - 출처 :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 출처 : 메르세데스-벤츠


구매 전 꼼꼼히 따져봐야 할 조건들



다만 ‘1700만원 할인’이라는 수치에 현혹되기 전, 세부 조건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최대 할인 폭은 대부분 벤츠 파이낸셜 금융상품을 이용하는 조건이 포함되어 있다. 높은 할인율을 제시하는 대신, 금융 상품의 금리나 선수금, 잔존가치 설정에 따라 실제 구매자가 부담하는 총소유비용(TCO)은 달라질 수 있다.

현금으로 구매하거나 타사 금융을 이용할 경우 할인 폭이 줄어들 수 있으므로, 여러 조건을 비교하고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업계 관계자는 “원하는 사양의 차량이 남아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어 빠른 결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클래스 - 출처 : 메르세데스-벤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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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