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와 플랫폼 공유하는 프리미엄 전기 미니밴 지커 009, 2026년 국내 출시 유력
압도적인 2열 편의사양과 544마력 성능... 국내 미니밴 시장 판도 바꿀까
009 - 출처 : 지커
‘미니밴의 제왕’ 기아 카니발의 아성에 도전할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을 예고했다. 중국 지리자동차그룹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가 2026년 국내 공식 진출을 선언한 가운데, 초호화 전기 미니밴 ‘지커 009’의 출시 가능성이 제기되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은 토요타 알파드 등 프리미엄 미니밴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지커 009의 등장은 패밀리카는 물론, VIP 의전용 차량 시장까지 넘보며 기존 강자들을 위협할 ‘메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볼보와 뿌리 같은 프리미엄 전기 미니밴
009 - 출처 : 지커
지커 009는 스웨덴의 프리미엄 브랜드 볼보의 첫 전기 미니밴 ‘EM90’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사실상 쌍둥이 모델이다. 두 차량 모두 지리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SEA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차체 크기는 전장 5,217mm, 휠베이스 3,205mm에 달해 국산 대표 미니밴인 카니발보다도 훨씬 크고 웅장하다. 거대한 차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존재감은 도로 위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외관 디자인은 화려함보다는 미래지향적인 절제미를 강조했다. 특히 전면부를 가득 채운 대형 LED 그릴과 간결한 선 처리는 지커 브랜드만의 독창적인 정체성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움직이는 비즈니스 라운지 압도적인 2열 공간
009 - 출처 : 지커
프리미엄 미니밴의 가치는 2열 공간에서 결정된다. 지커 009는 이 공식을 충실히 따른다. 마치 항공기 비즈니스석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독립 시트는 열선과 통풍, 마사지 기능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여기에 옵션으로 접이식 테이블과 8.6리터 용량의 냉장고, 천장에 부착된 17인치 대형 스크린까지 추가할 수 있다.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휴식과 업무가 모두 가능한 ‘움직이는 라운지’를 구현한 것이다. 이는 가족 단위 고객은 물론 기업의 VIP 의전용 차량으로도 손색없는 구성이다.
성능과 주행거리 두 마리 토끼 잡았다
009 - 출처 : 지커
지커 009는 전기차 특유의 강력한 성능까지 갖췄다. 전륜과 후륜에 각각 모터를 장착한 듀얼 모터 시스템은 합산 최고출력 400kW(약 544마력)의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 거대한 차체를 가뿐하게 이끌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4.5초 만에 도달한다.
배터리는 CATL의 최신 셀투팩 기술이 적용된 108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했다.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는 중국 CLTC 기준으로 최대 740km에 달한다. 국내 인증 기준을 적용하면 다소 줄어들겠지만, 서울과 부산을 추가 충전 없이 왕복할 수 있는 수준의 효율성이다.
성공의 열쇠는 가격 경쟁력
아무리 뛰어난 상품성도 가격 앞에서 무너질 수 있다. 지커 009의 중국 현지 판매 가격은 약 50만 위안(약 9,500만 원)부터 시작하며, 상위 트림은 1억 원을 훌쩍 넘는다.
국내 출시 시 가격이 어떻게 책정될지가 성공의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 프리미엄 미니밴 시장은 1억 원에 육박하는 토요타 알파드와 카니발 하이리무진 등이 경쟁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한 전문가는 “지커 009가 압도적인 성능과 편의사양을 갖췄지만, 중국 브랜드에 대한 편견과 AS 인프라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며 “1억 원 내외의 합리적인 가격 정책이 뒷받침된다면 국내 프리미엄 미니밴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