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만 원대 가격에 355마력, 믿을 수 없는 스펙으로 등장한 둥펑 에올루스 L7
국내 출시되면 현대차·기아 위협할 ‘게임 체인저’ 될까... 성능부터 편의사양까지 압도적
2025 에올루스 L7 / 둥펑자동차
중국 자동차의 공습이 매섭다. 단순히 ‘싸구려’라는 인식은 옛말이 된 지 오래다. 기술력과 상품성으로 무장한 중국산 자동차들이 세계 시장을 위협하는 가운데, 상식을 파괴하는 스펙을 갖춘 새로운 SUV가 등장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주인공은 중국 둥펑자동차가 선보인 2025년형 ‘에올루스 L7’이다.
에올루스 L7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믿기 힘든 가격과 효율성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 순수 전기차(EV)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된 이 중형 SUV의 시작 가격은 9만 4,900위안, 우리 돈으로 약 1,860만 원에 불과하다. 국산 소형 SUV보다도 저렴한 가격표를 달고 있지만, 성능은 상상을 초월한다.
한 번 주유로 서울 부산 왕복 2번 이상
2025 에올루스 L7 / 둥펑자동차
에올루스 L7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1.5리터 터보 엔진과 전기 모터를 결합해 시스템 총출력 355마력, 최대 토크 62.7kg·m라는 강력한 힘을 뿜어낸다. 이는 웬만한 고성능 세단에 버금가는 수치다.
더욱 놀라운 것은 주행거리다. 17kWh 또는 30.3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해 순수 전기 모드로만 최대 205km를 주행할 수 있다. 엔진과 모터를 함께 사용하는 종합 주행거리는 공식적으로 1,500km에 달하며, 최근 진행된 실주행 테스트에서는 무려 2,239.6km를 기록해 업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WLTC 기준 복합 연비는 리터당 178km라는 비현실적인 수치를 자랑한다. 서울에서 부산까지(약 400km) 기름 한 번 넣지 않고 왕복 2번 이상을 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기차 모델도 부족함 없는 구성
함께 출시된 순수 전기차 모델 역시 경쟁력이 상당하다. 161마력과 215마력 두 가지 모터 옵션을 제공하며, 50.8kWh부터 62.3kWh까지 세 종류의 배터리를 선택할 수 있다. 1회 충전 시 중국 CLTC 기준 최대 주행거리는 518km다.
특히 충전 속도가 인상적이다. 급속 충전 시 배터리 잔량 30%에서 80%까지 채우는 데 단 28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는 전기차 이용자들이 느끼는 충전 스트레스를 크게 줄여줄 수 있는 부분으로, 일상 운용에 전혀 부족함 없는 상품성을 갖췄다.
2025 에올루스 L7 실내 / 둥펑자동차
가격이 믿기지 않는 실내와 편의사양
저렴한 가격이라고 해서 실내나 편의사양을 포기한 것도 아니다. 실내에는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4.6인치 대형 중앙 디스플레이가 자리 잡고 있으며, 퀄컴의 고성능 8155 칩셋을 탑재해 부드러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제공한다. AI 음성비서, 원격 제어 등 최신 기능도 빠짐없이 지원한다.
상위 트림에는 1.08㎡에 달하는 거대한 파노라마 선루프, 레벨2 수준의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 50W 고속 무선 충전 패드 등 고급 사양들이 대거 탑재된다. 이 모든 것을 1천만 원 후반에서 2천만 원대 가격에 누릴 수 있다는 점은 기존 자동차 시장의 가격 정책을 무색하게 만든다.
글로벌 시장 진출 시 파급력 상당할 듯
2025 에올루스 L7 / 둥펑자동차
에올루스 L7은 현재 중국 내수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압도적인 주행거리와 성능, 첨단 편의사양, 그리고 무엇보다 파격적인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 한 전문가는 “단순한 가성비를 넘어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의 등장”이라며 “이 모델이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면, 특히 가격에 민감한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현대차와 기아를 비롯한 기존 완성차 업체들에게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직 에올루스 L7의 국내를 포함한 해외 시장 출시 계획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 자동차의 기술력이 날이 갈수록 발전하는 만큼, ‘대륙의 실수’가 아닌 ‘대륙의 실력’이 국내 시장의 문을 두드릴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2025 에올루스 L7 / 둥펑자동차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