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된 비운의 스팅어, 600마력대 고성능 전기차로 화려한 부활 예고
프로젝트명 GT1(EV8)…K5·K8까지 통합하는 기아의 야심작, 2027년 출시되나

콘셉트카 티저 - 출처 : 기아
콘셉트카 티저 - 출처 : 기아




기아가 최근 공개한 ‘더 기아 콘셉트(The Kia Concept)’가 자동차 시장에 뜨거운 화두를 던지고 있다. 기존 세단의 문법을 파괴하는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단순한 콘셉트를 넘어 기아의 차세대 전기 세단 라인업의 미래를 암시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콘셉트는 기아의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를 가장 극적으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면 오버행을 극단적으로 줄이고 루프 라인을 날카롭게 꺾어 내린 실루엣은 지금껏 어떤 양산차에서도 보기 힘든 도전적인 시도다. 일각에서는 파격적인 비례감으로 시장의 호불호가 갈렸던 메르세데스-벤츠의 EQ 시리즈를 연상시킨다는 반응도 나온다.

단종 스팅어의 부활 프로젝트 GT1



콘셉트카 티저 - 출처 : 기아
콘셉트카 티저 - 출처 : 기아




이 콘셉트카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는 가장 큰 이유는 단종된 고성능 세단 스팅어의 전기차 후속 모델, 이른바 ‘GT1’(개발명) 프로젝트와의 연관성 때문이다. 2023년 처음 수면 위로 떠오른 GT1 프로젝트는 기아의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M’을 기반으로 하는 고성능 스포츠 세단으로 알려지며 마니아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구체적인 제원까지 거론되며 기대감을 높였다. 최고출력 450kW(약 612마력)에 달하는 고성능 듀얼 모터를 탑재하고, 113.2kWh에 달하는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 시 700~800km 주행을 목표로 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는 포르쉐 타이칸이나 테슬라 모델S 등 글로벌 고성능 전기차와 직접 경쟁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대목이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한때 중단되었다가 다시 승인되는 등 혼선을 겪으며 팬들의 애를 태웠다. 이런 상황에서 GT1의 디자인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이번 콘셉트가 공개되자,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프로젝트가 다시 본궤도에 오른 것 아니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K5와 K8까지 아우르는 통합 후속작 되나



업계에서는 이번 콘셉트카가 단순히 스팅어의 후속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의 주력 세단인 K5와 준대형 세단 K8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전기 세단 라인업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기아는 EV 시리즈로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세단 라인업은 여전히 내연기관 중심이다. 특히 K8의 단종설이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에서, GT1 프로젝트가 K5와 K8의 역할을 흡수 통합하며 기아의 전동화 세단 전략을 이끌 핵심 모델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콘셉트카 티저 - 출처 : 기아
콘셉트카 티저 - 출처 : 기아


SUV 전성시대 속 기아의 대담한 도전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SUV 선호 현상이 굳어지고 있는 데다, 과거 스팅어 역시 뛰어난 상품성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전례가 있다. 미국 시장의 전기차 수요 둔화와 관세 장벽 등 외부 환경 역시 녹록지 않다.

하지만 기아는 이미 EV6와 EV9의 연이은 성공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기술력을 입증했다. 한 자동차 전문가는 “SUV가 대세인 것은 맞지만, 잘 만든 고성능 전기 세단은 브랜드의 기술력을 과시하고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상징적인 역할을 한다”며 “이번 콘셉트카가 성공적으로 양산된다면, 기아는 ‘가성비 좋은 차’를 넘어 ‘고성능 프리미엄 브랜드’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콘셉트카 티저 - 출처 : 기아
콘셉트카 티저 - 출처 : 기아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