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사이버트럭, FSD 오류로 콘크리트 장벽과 충돌. 단순 기술 결함을 넘어 CEO의 경영 판단까지 문제 삼는 소송으로 번져.
국내에서도 레벨3 자율주행 승인을 앞두고 안전성 논란 가열. 테슬라의 ‘카메라 전용’ 방식이 국내 기준을 통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테슬라 사이버트럭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운전의 편의를 위해 개발된 자율주행 기술이 오히려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하며 법적 다툼의 중심에 섰다. 최근 테슬라의 야심작 사이버트럭이 자율주행 보조 기능(FSD) 오류로 충돌 사고를 일으키면서 기술적 결함은 물론, 최고경영자의 독단적 결정과 국내 규제 문제까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과연 우리는 첨단 기술에 운전대를 온전히 맡길 수 있을까.
이번 소송은 단순한 사고 배상을 넘어 테슬라의 기술 철학과 경영 방식 자체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특히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센서 시스템과 일론 머스크 CEO의 경영 책임, 그리고 국내 자율주행 승인 기준에 미칠 영향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Y자 도로에서 벌어진 아찔한 사고
테슬라 사이버트럭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건은 지난해 8월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한 고속도로에서 발생했다. 원고인 저스틴 세인트 아무어는 FSD 모드로 사이버트럭을 운행하던 중, Y자 형태로 갈라지는 도로에서 차량이 곡선 구간을 인지하지 못하고 그대로 직진해 콘크리트 장벽과 충돌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충돌 직전 핸들을 잡았지만, 이미 차량을 제어하기엔 늦은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소장에는 총 16개의 과실 목록이 담겼는데, 이 중에는 일론 머스크를 CEO로 계속 임명한 이사회의 결정 자체가 회사의 과실이라는 이례적인 주장까지 포함돼 파장이 예상된다. 원고 측은 약 14억 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머스크의 고집이 부른 참사인가
원고 측은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테슬라의 센서 선택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많은 내부 엔지니어들이 안전성 강화를 위해 라이다(LiDAR) 센서 도입을 건의했음에도, 머스크 CEO가 비용과 미관상의 이유를 들어 이를 거부하고 카메라 중심의 시스템을 고수했다는 것이다.
현재 구글의 웨이모 등 대부분의 자율주행 기술 선도 업체들은 라이다와 레이더, 카메라를 모두 활용하는 ‘센서 퓨전’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원고 측 변호인은 이번 사고가 단순한 기술적 오류가 아니라, 안전보다 비용 절감과 기술 홍보를 우선시한 잘못된 설계 철학의 결과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테슬라 사이버트럭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반복되는 소송과 커지는 규제 압박
테슬라가 자율주행 기능과 관련해 법적 분쟁에 휘말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8월, 2019년 발생한 모델S 오토파일럿 사망 사고와 관련해 마이애미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테슬라의 책임을 인정하며 약 3,300억 원에 달하는 배상 평결을 내렸다. 이는 오토파일럿 관련 소송에서 테슬라가 패소한 첫 사례였다.
현재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역시 FSD 기능이 탑재된 테슬라 차량 약 288만 대와 관련된 58건의 사고를 면밀히 조사하고 있어, 테슬라를 향한 규제 당국의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한국 시장에 미칠 파장
이번 소송은 곧 레벨3 자율주행 상용화를 앞둔 국내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에서도 약 100명의 테슬라 차주들이 FSD 기능이 광고와 달리 제대로 구현되지 않았다며 집단 환불 소송을 진행 중이다.
특히 국토교통부가 레벨3 자율주행차 안전 기준 개정을 논의하는 상황에서, 테슬라의 ‘카메라 전용’ 방식이 국내의 엄격한 안전 기준을 통과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 제조사의 책임을 확대하는 판결이 잇따르면서 국내 자율주행 안전 기준 역시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