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자율주행 기술 개발의 판도를 바꿀 중대 결정을 내렸다. 엔비디아 플랫폼을 중심으로 개발 체계를 전면 재편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이유다.

센서부터 컴퓨팅 구조까지, 현대차가 그리는 큰 그림은 무엇일까.

모셔널 - 출처  : 현대자동차그룹
모셔널 - 출처 :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자율주행 기술 개발의 방향키를 대대적으로 수정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기술 생태계를 중심으로 자율주행 개발 체계를 전면 재정비하는 방안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단순한 기술 협력을 넘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전략 변화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바로 센서 아키텍처의 표준화, AI 컴퓨팅 구조의 통합, 그리고 이를 통한 데이터 생태계 구축이다. 과연 현대차는 왜 수많은 선택지 가운데 엔비디아와의 동맹 강화를 선택했을까?

핵심은 센서 아키텍처의 표준화



드라이브 하이페리온 - 출처  : 엔비디아
드라이브 하이페리온 - 출처 : 엔비디아


가장 주목할 부분은 차량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센서 체계의 표준화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참조 아키텍처인 ‘드라이브 하이페리온’과 호환되는 센서 구조를 차량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마치 컴퓨터 부품처럼 센서의 규격을 통일하겠다는 의미다.

지금까지는 차종과 모델별로 각기 다른 센서 구조를 사용해 데이터가 파편화되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센서 구조가 표준화되면, 어떤 차량에서 수집된 데이터든 다른 차량의 AI 학습에 곧바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방대한 데이터가 필수적인 자율주행 알고리즘 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열쇠가 된다.

AI 두뇌도 엔비디아 중심으로 재편



드라이브 하이페리온 - 출처  : 엔비디아
드라이브 하이페리온 - 출처 : 엔비디아


차량의 두뇌 역할을 하는 AI 컴퓨팅 시스템 역시 엔비디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구동하는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의 핵심을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기반 SoC(System on Chip)로 설계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렇게 되면 데이터 수집부터 AI 학습, 그리고 완성된 소프트웨어를 차량에 배포하는 전 과정이 하나의 거대한 기술 생태계 안에서 유기적으로 운영된다. 개발 과정이 단순화되고 효율성이 극대화되는 것은 물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관리도 한결 수월해진다.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로보택시 사업까지 아우르는 큰 그림



박민우 사장 - 출처  : 현대자동차그룹
박민우 사장 - 출처 : 현대자동차그룹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로보택시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자율주행 자회사인 모셔널 등이 운영하는 로보택시에도 동일한 센서와 컴퓨팅 체계가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 판매 차량과 로보택시에서 수집되는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하나의 표준화된 데이터 체계로 통합 관리하고 학습에 활용한다면, 자율주행 기술의 고도화 속도는 경쟁사들을 압도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단기적으로는 엔비디아의 검증된 기술을 활용해 양산 적용 속도를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축적된 데이터와 경험을 바탕으로 핵심 기술을 내재화하려는 ‘듀얼 트랙’ 전략으로 풀이하고 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