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IIHS 충돌 평가, 제네시스 G80 최고 등급 ‘TSP+’ 획득
뒷좌석 안전 기준 대폭 강화... 현대차그룹 18개 차종 ‘싹쓸이’
생산 날짜 꼭 확인해야... 6월 이전 모델은 등급 달라 ‘주의’
수입차 명성 흔들... 미국서 증명된 ‘K-세단’의 안전성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의 2025년 충돌 평가 결과, 제네시스 G80이 벤츠 E클래스를 누르고 최고 등급을 획득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전 세계 자동차 안전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IIHS 평가에서 국산차가 독일 명차를 안전성으로 압도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번 평가는 제네시스 G80, 벤츠 E클래스 등 주요 16개 차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제네시스 G80 측정면 (출처=제네시스)
벤츠도 울고 간 ‘지옥의 테스트’, 국산차가 해냈다
결과는 충격적이다. 제네시스 G80(2026년형)은 대형 럭셔리 세단 부문에서 가장 높은 등급인 ‘TSP+(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를 따냈다. 반면, 한국 시장에서 없어서 못 판다는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2025년형)는 기준 미달로 수상 명단에서 제외됐다.E클래스는 지난해 유럽(Euro NCAP) 평가에서는 ‘가장 안전한 차’ 1위에 올랐던 모델이다. 하지만 미국 IIHS의 높은 문턱은 넘지 못했다. 보행자 충돌 방지 시스템에서 낙제점을 받았고, 일부 충돌 시험 항목에서도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 유럽 1위가 미국에서는 명함도 못 내민 셈이다. 반면 제네시스는 G80을 포함해 평가받은 전 차종이 TSP+ 이상을 유지하며 ‘안전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제네시스 G80 실내 2열시트 (출처=제네시스)
“뒷좌석 아이까지 지켜라”... 확 바뀐 안전 기준
IIHS가 올해부터 평가 기준을 대폭 강화한 것이 승패를 갈랐다. 가장 큰 변화는 ‘뒷좌석 탑승자 보호’ 항목 신설이다. 기존에는 운전자석만 신경 썼다면, 이제는 뒷좌석에 12세 어린이나 체구가 작은 여성 더미(인체 모형)를 앉혀 놓고 실제 충돌 시 얼마나 다치는지를 정밀 측정한다.최고 등급인 TSP+를 받으려면 조건이 까다롭다. 중간 오버랩 전면 충돌 시험에서 반드시 ‘우수(Good)’ 등급을 받아야 한다. 작년까지는 ‘양호’만 받아도 통과였지만, 이제는 어림없다. 여기에 스몰 오버랩 충돌, 측면 충돌, 보행자 충돌 방지 시스템, 헤드램프 성능까지 모든 항목에서 완벽에 가까운 점수를 받아야만 ‘안전한 차’ 타이틀을 얻을 수 있다.
제네시스 G80 실내 디스플레이 (출처=제네시스)
현대차그룹 ‘안전 독주’, 글로벌 1위 굳히기
이번 평가의 또 다른 주인공은 현대차그룹이다.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를 합쳐 총 18개 차종이 TSP 이상 등급을 획득하며 2년 연속 ‘글로벌 최다 선정’ 기록을 세웠다.[TSP+ 및 TSP 주요 획득 차종 비교]
제네시스(5종): G80, GV60, GV70, 전동화 GV70, GV80, G90 (전 라인업 최우수)
현대차(9종): 아이오닉 5·6·9, 코나, 투싼, 싼타페, 아반떼, 쏘나타 등
기아(4종): EV9, 텔루라이드, K4, 쏘렌토
경쟁 수입차: 아우디 A6 e-트론, 볼보 EX90, 테슬라 사이버트럭 등 선정, 벤츠 E클래스 탈락
현대차그룹은 내연기관차뿐만 아니라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기반 모델들까지 대거 최고 등급을 받으며, 전동화 시대에도 안전 기술력을 선도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제네시스 G80 (출처=제네시스)
“같은 차도 다르다?” 구매 전 필수 체크리스트
소비자들이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같은 이름의 차라고 해서 모두 똑같이 안전한 것은 아니다. 이번에 최고 등급을 받은 제네시스 G80은 ‘2025년 6월 이후 생산분’에 한해서만 TSP+ 등급이 적용된다. 그 이전에 만들어진 차는 해당되지 않는다. 안전 사양이 생산 시점에 따라 업그레이드됐기 때문이다.따라서 신차나 중고차를 구매할 때는 반드시 차량의 ‘생산 연월’을 확인해야 한다. 또한 벤츠 E클래스 사례처럼 유럽 평가 결과와 미국 평가 결과가 다를 수 있으므로, 내가 차를 타는 환경과 가장 유사한 기준의 평가 결과를 참고하는 것이 현명하다. 가족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면, 화려한 옵션보다 ‘TSP+’ 마크를 먼저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동치승 기자 don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