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의 상징’은 옛말… 50대 자동차 구매 기준, ‘체면’에서 ‘실속’으로 대전환
연비·세금·유지비 꼼꼼히 따져보니… 그랜저 제치고 의외의 차종 인기

아반떼 / 현대자동차
아반떼 / 현대자동차




과거 ‘50대=그랜저’라는 공식은 이제 옛말이 됐다. 성공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플래그십 세단 대신,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경제성을 꼼꼼히 따져 차량을 선택하는 50대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최근 현대자동차의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50대의 자동차 구매 기준이 브랜드나 상징성에서 벗어나 연비, 유지비, 활용도 등 실질적인 가치로 이동하고 있음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들은 더 이상 남의 시선을 의식해 차를 고르지 않는다. 합리적 소비가 50대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이다.

체면보다 실속 여전히 1위는 그랜저 하이브리드



그랜저 하이브리드 / 현대자동차
그랜저 하이브리드 / 현대자동차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예상대로 그랜저 하이브리드였다. 하지만 그 선택의 이유는 과거와 사뭇 다르다. 50대 소비자들은 그랜저가 주는 플래그십 세단의 위엄과 고급스러움은 유지하면서도, 실질적인 경제성을 놓치지 않았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복합 연비 18.0km/L라는 놀라운 연료 효율을 자랑한다. 여기에 1.6L 터보 엔진을 기반으로 해 자동차세 부담까지 크게 덜었다. 제네시스 못지않은 정숙성과 편안한 승차감은 기본이다. ‘고급스러움’과 ‘절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의외의 2위 아반떼가 말해주는 것



놀라운 점은 판매량 2위에 오른 차종이다. 바로 준중형 세단 아반떼다. 사회 초년생의 ‘첫 차’ 이미지가 강했던 아반떼가 50대의 선택을 받은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전 연령층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1,900만 원대부터 시작하는 합리적인 가격과 15km/L 안팎의 준수한 연비, 예상보다 넓은 실내 공간은 50대의 세컨드카 혹은 일상 주행용 차량으로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생활 밀착형 실속 차량으로 아반떼가 재조명받고 있는 것이다.

그랜저 하이브리드 실내 / 현대자동차
그랜저 하이브리드 실내 / 현대자동차


레저와 젊은 감각 SUV 투싼의 부상



3위는 준중형 SUV 투싼이 차지했다.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50대와 SUV 선호 현상이 맞물린 결과다. 가솔린, 디젤,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갖춰 선택의 폭이 넓고,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은 최대 16.2km/L의 연비로 장거리 주행에도 부담이 없다.

넓은 트렁크 공간은 캠핑, 낚시, 골프 등 다양한 야외 활동을 즐기는 중장년층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또한, 개성 강한 외관 디자인은 중후함보다는 젊은 감각을 유지하고 싶은 50대의 심리를 정확히 파고들었다.

이제 50대는 ‘일단 크고 좋은 차’를 고르던 과거에서 벗어나, 자신의 사용 목적과 경제성을 냉철하게 분석하는 ‘합리적 분석가’로 진화하고 있다. 이는 자동차 시장의 소비 흐름이 감성에서 이성으로, 과시에서 실용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면이다.

투싼 / 현대자동차
투싼 / 현대자동차


투싼 / 현대자동차
투싼 / 현대자동차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