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날에 묻는 생크림, 뭉개지는 시트… 더 이상 걱정할 필요 없다

반드시 ‘새것·무향’ 제품만 써야 하는 이유 있었다

기념일에 산 케이크를 자를 때마다 모양이 망가져 속상했던 경험은 누구나 있다. 칼날에 생크림이 덕지덕지 묻고, 부드러운 빵 시트는 힘없이 뭉개지기 일쑤다. 그런데 빵집 아르바이트생들 사이에서 전해지는 비법 하나면 이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
사진 : 치실 / unsplash.com
사진 : 치실 / unsplash.com
주인공은 바로 ‘치실’이다. 양치 도구가 케이크를 자르는 데 쓰인다는 사실이 의아하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그 원리를 알면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얇고 팽팽한 실이 칼보다 훨씬 깔끔한 단면을 만들어내는 배경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칼 대신 치실 쓰는 게 더 나은 이유

일반적인 칼은 넓은 면으로 케이크를 누르면서 자른다. 이 과정에서 압력이 가해져 부드러운 시트가 찌그러지고 크림이 옆으로 밀려난다. 특히 생크림 케이크는 한 조각 자를 때마다 칼을 닦아내지 않으면 이전 조각의 크림이 묻어 단면이 지저분해진다.
사진 : 치실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치실
반면 치실은 음식과 닿는 면적이 극도로 작다. 케이크 지름보다 길게 자른 치실을 팽팽하게 당겨 원하는 절단선 위에서 그대로 내리면 된다. 칼처럼 크림을 밀어내지 않고 그대로 통과해 깔끔한 단면을 만든다. 한 번 자른 뒤에는 치실을 위로 당기지 말고 옆으로 빼내는 것이 좋다. 잘린 단면의 크림이나 장식이 끌려 올라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케이크 시트도 수평으로 자를 수 있다

사진 : 치실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치실


치실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둥근 케이크 시트를 수평으로 여러 층 나눌 때도 유용하다. 먼저 갓 구운 시트는 충분히 식혀야 부서짐을 막을 수 있다. 원하는 높이에 치실을 수평으로 두른 뒤, 양 끝을 교차시켜 천천히 잡아당기면 된다.

원이 좁아지면서 치실이 시트 중심부까지 파고들어 수평으로 분리한다. 높이를 맞추기 어렵다면 이쑤시개를 같은 높이로 여러 개 꽂아 기준선으로 삼는 방법도 있다. 제과용 케이크 레벨러가 가는 와이어로 시트를 자르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아무 치실이나 쓰면 절대 안 된다

사진 : 무향 치실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무향 치실
음식에 직접 닿는 만큼 치실 선택은 신중해야 한다. 당연히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새 제품이어야 한다. 민트나 과일 향이 첨가된 치실은 케이크에 그대로 향과 맛을 남길 수 있으므로 반드시 ‘무향’ 제품을 골라야 한다.

제품에 따라 왁스나 기타 성분으로 코팅된 경우도 확인하는 편이 좋다. 치실은 제과용 도구가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첨가 성분이 신경 쓰인다면 제과용 실이나 전용 케이크 와이어를 사용하는 것이 더 확실한 방법이다.

물론 치실이 만능은 아니다. 견과류나 단단한 초콜릿 장식이 있다면 치실이 끊어질 수 있어 칼을 쓰는 편이 낫다. 같은 원리로 시나몬롤 반죽이나 부드러운 염소치즈, 삶은 달걀처럼 무르고 칼에 잘 달라붙는 음식을 자를 때 치실의 장점이 두드러진다. 치실 하나만 잘 활용해도 크림 묻은 칼을 매번 닦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장해영 기자 jang99@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