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능력·감정 안정·도덕 판단력, 나이 들수록 완성되는 인간의 진짜 성장 곡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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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숫자에 불과하지 않다”
우리는 늘 ‘젊음’에 집착한다. 주름을 없애는 화장품, 머리숱을 되살리는 광고, SNS에서는 20대의 외모와 에너지에 열광한다. 그러나 최신 연구는 이 고정관념에 정면으로 반박한다.호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 질레스 지냑 교수와 폴란드 바르샤바대 마르친 자옌코프스키 교수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60세 전후에 ‘기능적 절정’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즉, 20대는 신체 능력과 정보처리 속도는 빠르지만, 지적·정서적·도덕적 완성도는 중년 이후에 이른다는 결론이다.
연구가 밝힌 ‘진짜 성숙의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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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사고력, 외향성, 감정지능, 성실성, 개방성, 기억력, 정서적 안정성 등 총 16개 심리적·인지적 특성을 분석했다. 이들은 일시적인 감정 상태가 아닌, 삶 전반에서 일관되게 유지되는 ‘지속적 성향’을 기준으로 삼았다.
분석 결과는 놀라웠다.
성실성은 약 65세에 최고점, 정서적 안정성은 75세에 절정, 도덕적 판단력 또한 고령층에서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이다.
전반적인 정신 기능은 55~60세 사이에서 최고치를 보였다.
지냑 교수는 “나이가 든다는 것은 단순한 쇠퇴가 아니라 경험이 쌓이며 인지와 정서가 조화롭게 정점에 이르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왜 중년 이후 리더십이 강해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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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냑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결정력·감정 통제·도덕 판단력이 향상되기 때문에 리더십 역할을 수행하기에 최적의 시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동시에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한다. “여전히 많은 기업이 50대 이상의 인재를 ‘은퇴 직전 세대’로만 본다.”며 “이런 연령차별은 오히려 조직의 경험적 자산을 잃게 만든다.”
즉, 인생의 후반부는 쇠퇴의 구간이 아니라 지혜와 통찰이 절정을 이루는 ‘제2의 전성기’라는 의미다.
나이 듦은 ‘약화’가 아니라 ‘강화’의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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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생애 주기 전반에 걸쳐 서로 다른 영역에서 ‘레벨 업’을 반복한다. 20대의 빠른 사고력은 60대의 통찰력으로, 30대의 에너지는 70대의 안정감으로 진화한다.
지냑 교수는 “각 나이대에는 그 나이만의 가치가 있다”며 “시간은 우리를 약하게 만들지 않고, 더 깊고 균형 잡힌 인간으로 성장시킨다”고 말했다.
‘전성기’는 한 번이 아니다
이 연구는 우리에게 단순하지만 강력한 메시지를 준다. “인생의 전성기는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삶의 깊이에 따라 찾아온다.”젊음이 지나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몸의 속도는 느려질 수 있어도, 지혜와 감정의 속도는 나이와 함께 완성된다.
이서윤 기자 sylee@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