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프로파일러 이름 도용해 가짜 사건 분석 영상 제작
유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다는 비판 속 법적 조치 예고
국내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가 자신을 사칭해 사건 분석 영상을 게시한 유튜브 채널(사진)에 대해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유튜브 캡처
국내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 동국대 경찰사법대학원 교수가 특정 유튜브 채널에 대해 칼을 빼 들었다. 자신의 이름을 무단으로 도용한 AI 사칭 영상 때문이다. 해당 영상은 최근 발생한 안타까운 실종 사건을 다루면서 마치 권 교수가 직접 분석한 것처럼 자극적인 내용을 담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전문가의 공신력을 빌린 가짜뉴스는 어떻게 만들어졌고, 권 교수가 이토록 분노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마치 내가 분석한 것처럼... AI는 어떻게 권일용을 흉내 냈나
문제의 시작은 한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이었다. ‘주왕산 초등생 실종 3일째…권일용이 느낀 이상한 점은 무엇인가?’라는 제목부터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지난 13일 게시된 이 영상은 빠르게 퍼져나가며 조회수 2600회를 넘겼다.
하지만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은 권 교수가 아니었다. 인공지능(AI) 기술로 만들어낸 가상의 중년 남성 아바타가 “권일용의 솔직한 사건 분석”이라며 자신을 소개했다.
영상 설명란에도 “이번 영상에서는 권일용 전 프로파일러의 시선으로 주왕산 실종 사건의 이상한 지점들을 하나씩 짚어본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이는 모두 허위 사실이었다. 실제 권 교수의 인터뷰나 자문은 전혀 포함되지 않은, 명백한 사칭 콘텐츠였다.
유가족 향한 2차 가해, 선 넘은 수익 창출
단순히 이름과 얼굴을 도용한 것을 넘어, 영상의 내용은 더욱 심각했다. AI 아바타는 “제가 형사 생활을 오래 하면서 수많은 실종 사건을 봐왔지만 이번 사건은 들여다볼수록 제 머릿속에 ‘잠깐만요’라는 말이 계속 맴돈다”며 운을 뗐다. 이내 “보통의 실종 사건과는 다른 아주 묘한 구석들이 몇 군데 보인다”며 확인되지 않은 억측을 사실인 양 쏟아냈다.
이는 사건의 진상이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고통받고 있을 유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명백한 2차 가해 행위다.
권 교수가 자신의 SNS를 통해 “타인의 아픔을 수익 창출의 도구로 삼는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강하게 비판한 배경이다. 전문가의 권위를 빌려 자극적인 콘텐츠로 조회수를 올리려는 저급한 시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모든 법적 조치 검토... 사칭 영상에 강력 대응 나선 권일용
결국 권 교수는 지난 20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최근 제 이름을 무단으로 사용해 제작된 영상 콘텐츠가 유포되고 있다”며 “가짜뉴스 방송을 당장 멈추고 삭제하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이어 “저는 해당 채널들과 어떠한 사전 협의나 인터뷰를 진행한 적이 없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는 “초상권 및 성명권 무단 도용, 허위 사실 유포는 명백한 범죄 행위이자 심각한 권리 침해”라고 지적했다.
현재 법률 대리인과 함께 해당 채널 정보 및 증거 자료를 수집하고 있으며, 적용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기 위해 강력한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누구나 AI로 그럴듯한 영상을 만드는 시대, 만약 당신의 얼굴과 이름이 이런 범죄에 악용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