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평택 버스정류장에서 사라진 송양, 108만km를 달린 아버지의 간절함이 한 가수의 마음을 울렸다.

25년간 멈춘 시간, 고속도로에 내걸린 3700장의 현수막에 담긴 사연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한 가수의 노래가 10년의 세월을 거슬러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노래는 무려 25년간 사라진 딸을 찾아 헤맨 한 아버지의 애끓는 사연을 담고 있다. 단순한 음원을 넘어 사회적 캠페인으로까지 이어진 이 노래 뒤에는 과연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까.

오는 7일 저녁 방송되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특집: 장기 실종 아동 찾기 2-그녀를 찾습니다’ 편을 통해 1999년으로 돌아간다. 당시 10대였던 송양은 경기도 평택의 집 앞 버스정류장에서 목격된 것을 마지막으로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날 이후, 아버지의 시간은 1999년에 멈췄다. 생업을 모두 뒤로한 채 딸을 찾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누볐다. 그가 25년간 달린 거리는 108만km, 지구를 27바퀴나 돌 수 있는 거리다. 그의 낡은 트럭은 집이 되었고, 전국의 휴게소는 잠시 숨을 돌리는 쉼터가 되었다. 고속도로와 도심 곳곳에 내건 현수막 3700장, 손수 돌린 전단지만 450만 장에 이른다.

사진=JTBC ‘말하는대로’ 캡처
사진=JTBC ‘말하는대로’ 캡처


멈춰버린 25년의 시간, 아버지는 왜 포기할 수 없었나



시간은 때로 상처를 무디게 하지만, 어떤 슬픔은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선명해진다. 스튜디오에서 아버지의 사연을 접한 출연진들은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쏟았다. 그저 화면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고통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게스트로 출연한 그룹 키스오브라이프의 멤버 벨은 “어떻게든 딸 얼굴을 보고 죽겠다는 아버지의 마음이 너무 슬프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배우 김혜은 역시 “만약 내 아이에게 이런 일이 생긴다면 나 역시 아버지처럼 똑같이 했을 것”이라며 깊이 공감했다. 부모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자식을 향한 끝없는 사랑과 책임감이 화면 너머까지 고스란히 전해졌다.

솔비.<br>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솔비.
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고속도로 위 형광 조끼, 한 가수의 노래가 되다



이토록 절박한 아버지의 마음은 전혀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던 한 예술가의 영혼을 흔들었다. 바로 가수 솔비(본명 권지안)가 2016년 10월 발매한 곡 ‘파인드(Find)’가 이 사건을 배경으로 탄생한 것이다. 이 곡은 상업적 성공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니라, 실종 아동 찾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기획된 특별한 프로젝트였다.

솔비는 곡 작업 계기에 대해 “아버님을 생각하면 늘 형광색 조끼가 떠오른다”고 밝혔다. 그는 “고속도로에 현수막을 걸 때 혹시라도 차에 치일까 봐, 다른 운전자 눈에 잘 띄려고 늘 형광 옷을 입으신다는 이야기가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 형광색은 딸을 찾으려는 간절함의 색이자, 스스로를 지켜야만 하는 아버지의 외로운 싸움의 상징이었다.
그는 “내가 아버님의 슬픔이라도 같이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직접 가사를 썼다”며 진심을 전했다.

노래 속 “계절이 바뀌어 가도 너는 없고 네 사진만 있는데”라는 구절은 시간이 멈춰버린 실종 아동 가족의 고통과 그리움을 먹먹하게 담아낸다.

평택 송양 실종 사건은 이미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만료됐다. 하지만 범인을 잡는 것과 별개로, 사라진 가족을 찾는 일에는 시효가 있을 수 없다. 비록 사건의 공소시효는 지났지만, 사랑하는 가족을 찾는 일에는 시효가 없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이번 방송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될 전망이다. 송양의 이야기는 5월 7일 밤 10시 20분 SBS ‘꼬꼬무’에서 방영된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