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음식 대가 선재스님,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1980년대 공유한 특별한 인연 공개

동갑내기 친구가 된 두 사람, 호칭 정리부터 사찰음식 명장 1호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사진=MBC ‘손석희의 질문들4’ 캡처
사진=MBC ‘손석희의 질문들4’ 캡처


사찰음식의 대가 선재스님과 대한민국 대표 앵커 손석희. 전혀 다른 길을 걸어온 듯한 두 사람 사이에 40년 전 시작된 놀라운 인연의 실마리가 풀렸다. 최근 한 방송에서 선재스님이 꺼내놓은 오래된 기억 하나에 손석희마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두 사람이 공유했던 격동의 시대, 그리고 사찰음식 명장 1호의 숨은 의미, 나아가 음식을 통해 생명을 살리는 그의 철학은 과연 무엇일까.

하루 차이 동갑내기, 오빠와 친구 사이



지난 11일 방영된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한 선재스님은 1956년생 동갑내기인 진행자 손석희와 만나자마자 유쾌한 호칭 정리부터 시작했다.
선재스님이 자신의 생일이 7월 28일이라고 밝히자, 손석희는 “제가 하루 빠른 7월 27일생, 오빠다”라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이에 선재스님은 “오빠라고 불러야 하나, 친구라고 해야 하나. 하루가 무섭다”고 재치있게 받아쳤고, 손석희는 “그냥 친구로 하자”며 시대를 공유한 친구를 만난 반가움을 드러냈다.

사진=MBC ‘손석희의 질문들4’ 캡처
사진=MBC ‘손석희의 질문들4’ 캡처


40년 전 그 거리에서 마주쳤다



화기애애한 대화가 오가던 중, 선재스님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과거의 한 장면을 소환했다. 바로 1980년대 후반, 민주화의 열기가 뜨거웠던 시절의 거리에서 손석희를 본 적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데모를 많이 하던 시절, 멀리서 얼굴을 봤다”고 고백했다.

당시 MBC 아나운서였던 손석희는 노동조합 활동 등으로 시대의 아픔에 동참했던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선재스님의 깜짝 목격담에 손석희는 “별 말씀을 다 하신다”며 쑥스러워했지만, 선재스님은 “우리는 격동기를 함께 살아낸 친구”라며 깊은 유대감을 표현했다.

사찰음식 명장 1호 그 의미는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선재스님의 본업인 사찰음식으로 이어졌다. ‘사찰음식 명장 1호’라는 타이틀에 대해 손석희가 묻자, 스님은 “조계종에서 전통을 지켜달라는 부탁과 함께 부여한 칭호”라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히 요리 실력뿐만 아니라, 사찰음식의 정신과 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킨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다.

사찰음식은 단순히 채식 요리를 넘어, 자연과의 조화와 생명 존중의 철학이 담긴 수행의 한 과정이다. 마늘, 파, 부추, 달래, 흥거 등 오신채(五辛菜)를 사용하지 않아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고, 자극적인 양념 대신 제철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데 집중한다. 음식을 만드는 과정과 먹는 행위 모두를 소중히 여기는 것이 핵심이다. 선재스님은 이러한 사찰음식의 깊은 가치를 대중에게 알리는 데 앞장서 왔다.

음식으로 암 이겨낸 산증인



선재스님이 이토록 사찰음식에 헌신하게 된 데에는 개인적인 아픔이 있었다. 과거 간암 투병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던 그는 약 대신 사찰음식을 통한 식이요법으로 건강을 되찾았다. 자신의 몸으로 음식의 힘을 직접 증명한 그는 이후 ‘음식으로 사람을 살린다’는 신념으로 사찰음식의 대중화와 세계화에 평생을 바쳤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2’에도 출연하며 젊은 세대에게도 사찰음식의 매력을 알리고 있다. 그의 꾸밈없고 따뜻한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며 다시 한번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 40년 전 거리에서 시작된 두 사람의 인연은 각자의 자리에서 시대를 고민하고 사람을 위로했다는 공통점으로 이어지며 훈훈함을 남겼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