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작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넷플릭스에서 역주행… “MZ세대의 새로운 발견”

사진 = 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기대 없이 넷플릭스를 켰다가 의외의 작품을 만났다는 시청자들이 늘고 있다. 바로 2008년 개봉한 한국 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다.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이 영화는 넷플릭스 공개 직후인 11일 ‘오늘의 영화’ TOP 10에 진입한 뒤, 하루 만에 7계단을 뛰어올라 12일 기준 3위를 기록했다. 17년 전 개봉 당시에는 블록버스터 경쟁 속에서 묻힌 작품이었지만, OTT 시장에서 새롭게 조명되며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다.
MZ세대에겐 새로운 발견, 당시 세대에겐 반가운 재회
눈에는 눈 이에는 이는 2008년 개봉 당시 205만 관객을 동원하며 중박 흥행을 기록했다. 하지만 같은 해 개봉한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과 경쟁해야 했고, 개봉 일주일 만에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나이트가 개봉하면서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다.
그러나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이후, ‘눈에는 눈 이에는 이’는 새로운 세대에겐 신선한 발견이 되었고, 과거 극장에서 놓쳤던 관객들에게는 반가운 재회로 다가오고 있다.
범죄 스릴러의 정석, 냉철한 복수와 묘한 공조
곽경택, 안권태 두 감독이 공동 연출한 이 영화는 범죄 스릴러 장르의 정석을 보여준다.
안현민은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기업가 김현태(송영창)에게 복수를 계획하며, 백성찬을 교묘하게 이용한다. 두 인물은 서로를 경계하면서도 결국 얽히게 되며, 영화는 복수와 정의, 법과 도덕의 경계를 넘나드는 서사를 펼친다.
특히 백성찬이 영화 후반부에서 고민하는 모습은 복수극의 단순한 이분법적 정의를 넘어, 관객들에게 깊은 질문을 던진다.
한석규 vs 차승원, 시대를 초월한 연기 대결

사진 = 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실제 관람객 반응으로, “차승원이 연기로 한석규한테 절대 안 밀리더라”, “한국의 조커, 한.석.규”, “이 영화야말로 진짜 범죄 스릴러”라는 폭발적인 호응을 받고 있다.
한석규는 냉철하면서도 인간적인 면모를 지닌 형사 백성찬 역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회색 머리로 변신한 그의 모습은 당시 콜래트럴 속 톰 크루즈를 연상시킨다는 평가를 받았다.
차승원은 복수에 모든 것을 건 안현민을 연기하며, 절제된 감정 속에서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캐릭터지만, 그의 눈빛 하나만으로 내면의 분노와 상처를 표현했다.
복수와 정의,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
영화 제목 ‘눈에는 눈 이에는 이’는 성경에서 유래된 표현으로, ‘같은 방식으로 복수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작품은 복수를 원하는 개인과 법의 정의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들을 통해, 도덕과 윤리의 경계를 질문하는 작품이다.
특히 안현민이 백성찬에게 던지는 대사 “내가 왜 당신을 선택했을 것 같아?” “원래 판은 내가 짰지만, 마지막 수는 당신이 두는 거였어.” 들은 두 캐릭터의 복잡한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명장면으로 꼽힌다.
2008년 개봉작이 2025년 넷플릭스에서 역주행한 이유

사진 = 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현재 넷플릭스 시청자들은 “요즘 한국 영화보다 더 재밌다”, “이런 숨은 명작이 있었다니”, “블록버스터 사이에 가려졌던 수작” 이라며 높은 평가를 남기고 있다.
17년 만에 빛을 본 숨은 걸작
2008년 개봉 당시 다크나이트와 같은 강력한 경쟁작들 속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그러나 2025년 OTT 시대에 들어서며, 영화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보는 새로운 관객층을 만나게 되었다.
한석규와 차승원의 명연기, 깊이 있는 서사, 강렬한 복수극의 매력을 담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한국 영화의 저력을 다시금 확인시켜 준 이 작품이 넷플릭스를 통해 또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기대된다.
김지혜 기자 k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