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가 음주 장면을 과도하게 노출하고 미화했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습니다. 방심위는 20일 전체회의를 열고 ‘나 혼자 산다’에 대해 방송심의 규정 ‘건전성’ 조항 위반을 이유로 법정 제재에 해당하는 ‘주의’를 의결했습니다. 이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심사에서 감점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제작진에게는 뼈아픈 결과입니다.
‘나혼자 산다’ 한장면 / 출처 : MBC
‘나혼자 산다’ 한장면 / 출처 : MBC
‘나 혼자 산다’는 1인 가구 연예인들의 일상을 관찰하는 리얼리티 예능으로, 출연자들이 혼자 술을 마시는 장면이 자주 등장했습니다. 문제는 단순히 음주 장면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깔끔한 맛이 일품인 깡소주’, ‘잔 가득 채운 행복’, ‘목젖을 때리는 청량감’ 등의 자막을 삽입하며 음주를 긍정적으로 묘사했다는 점입니다.
‘나혼자 산다’ 한장면 / 출처 : MBC
‘나혼자 산다’ 한장면 / 출처 : MBC
방심위는 이러한 연출이 “15세 이상 시청가 프로그램에서 지나친 음주 장면 노출”에 해당하며,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공영방송인 MBC가 “시청자들에게 음주에 대한 경각심을 알려야 할 책무가 있음에도, 시종일관 음주를 미화하고 술을 마치 모든 것의 피로회복제인 듯 과장했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나혼자 산다’ 한장면 / 출처 : MBC
‘나혼자 산다’ 한장면 / 출처 : MBC
실제 방송 내용을 살펴보면, 박나래는 복분자 컵에 소주잔을 넣어 ‘노동주’를 만들어 마셨고, 김대호 아나운서는 막걸리를 마시며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트와이스 지효가 운동 후 맥주를 마시는 장면에는 ‘운동 후에 마시니까 더 꿀맛’이라는 자막이, 샤이니 키가 맥주를 마시는 장면에는 ‘잔 가득 채운 행복’, ‘그동안 쌓인 피로를 날려주는 청량함’ 등의 자막이 붙었습니다. 이장우와 김대호가 포장마차에서 생맥주를 마시는 장면에는 ‘퇴근길 오아시스 같은 생맥주 강림’, ‘목젖을 때리는 청량감’, ‘지친 하루를 달래주는 맥주 한잔’ 등의 자막이 등장했습니다.
‘나혼자 산다’ 한장면 / 출처 : MBC
‘나혼자 산다’ 한장면 / 출처 : MBC
이처럼 ‘나 혼자 산다’는 다양한 상황에서 음주를 긍정적으로 묘사하며, 술이 스트레스 해소, 피로 회복, 행복 증진 등에 효과적인 것처럼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음주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으며, 특히 미디어에 대한 모방 심리가 강한 청소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습니다.
‘나혼자 산다’ 한장면 / 출처 : MBC
‘나혼자 산다’ 한장면 / 출처 : MBC
방심위의 이번 제재는 ‘나 혼자 산다’ 제작진에게 경종을 울리는 동시에, 방송 프로그램 제작에 있어서 사회적 책임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줍니다. 시청률에만 몰두하여 자극적인 연출에 치중하기보다는, 건전한 방송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나 혼자 산다’ 제작진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음주 장면 묘사에 대한 심층적인 고민을 통해 보다 성숙한 방송을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김하은 기자 haeun@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