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싹’ 신드롬 속 숨은 주인공…남권아, 악플 넘고 아이유와 어깨 나란히

“저 얼굴로 배우?” 악플에도 굴하지 않은 35년 내공…마침내 조명을 받다

넷플릭스 화제작 ‘폭싹 속았수다’ 속, 주인공 못지않은 존재감을 보여준 배우 남권아. “저런 얼굴도 배우냐”는 말에 울던 날도 있었지만, 지금은 아이유와 호흡하며 뜨거운 박수를 받고 있다.

비대칭 외모 지적받던 무명 배우, 씬스틸러로 재탄생하다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에서 제니(아이유)의 곁을 지키는 가정부 역할로 강한 인상을 남긴 배우 남권아. 그의 등장은 짧았지만, 묵직했다. 등장만으로 극의 분위기를 바꾸며 ‘누구지?’라는 질문을 끌어낸 배우. 하지만 그는 단숨에 주목받은 신예가 아니다.

남권아는 “비대칭 얼굴 때문에 ‘저런 얼굴도 배우하네’라는 악플을 수없이 봤다”고 털어놨다. 조용히 울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번엔 악플이 호평으로 바뀌었다”며 씁쓸한 미소 속 당당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아이유와 함께하는 장면…나 성공했구나 싶었다”

남권아는 극 중에서 제니를 위로하고 삶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인물로, 대사 하나 없이도 감정을 전달했다. “아이유는 그 세대의 고민을 정말 섬세하게 표현하더라. 멋진 배우”라며 함께 호흡한 순간을 회상하며 벅참을 드러냈다.

오디션 비화도 흥미롭다. 밤 11시, 매니저 없이 홀로 찾아간 오디션 현장엔 감독 한 사람뿐이었다. 카메라 없이 진행된 즉석 연기에서 “합격인가?” 싶을 정도로 따뜻한 반응을 받았고, 그는 “10만원만 개런티 올려달라”고 직접 협상하는 ‘생존형 배우’의 삶을 털어놨다.

연극 35년, 시상식도 자비로…“이제야 부모님께 보여드릴 수 있어 기쁘다”

남권아는 과거 SBS 연기대상에서 씬스틸러 상을 받았지만, 정작 시상식에 갈 의상이 없어 고민했던 경험도 있다. 주변의 조언으로 참석했고, 버벅이며 소감을 전한 순간을 부모님이 밤새 지켜봤다.

“나이 50 넘으니 결혼 얘기도 안 하신다. 늘 믿어준 부모님이 있어 지금의 내가 있다”며, 결국 <폭싹>을 통해 자신이 살아온 길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냈다.

“이제는 주연보다 중요한 조연이 되고 싶다”

남권아는 이제야 자신을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역할이 크든 작든 진심을 담는 게 배우의 일”이라는 말에서, 35년간 무대와 브라운관을 지켜온 그의 철학이 느껴진다. 그리고 <폭싹>은 그 진심이 드디어 도달한 순간이었다.

강지원 기자 jwk@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