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는 ‘롤케이지 원리’로 12% 더 강하다지만…
공인 충돌 테스트 결과 나오기 전엔 모르는 진짜 안전성
제네시스 플래그십 SUV GV90의 콘셉트 모델 ‘네오룬’이 공개되자 가장 먼저 나온 반응은 안전에 대한 우려였다. 앞문과 뒷문이 마주 보고 열리는 ‘코치 도어’를 채택하면서 차체 중앙 기둥인 B필러를 없앴기 때문이다. 시각적인 개방감은 극대화됐지만, 측면 충돌이나 전복 사고 시 승객을 보호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뒤따랐다.
이에 대해 제네시스는 B필러를 제거한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으로 옮겼다고 설명한다. 레이싱카의 롤케이지 구조에서 착안한 설계를 통해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제조사의 자신감 있는 설명 이면에는 복잡한 공학적 계산이 숨어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기둥을 문 안에 숨겼다
핵심은 B필러의 역할을 문 자체가 대신하도록 만든 것이다. 제네시스는 앞문과 뒷문 안쪽에 1.8GPa(기가파스칼)급 초고강도 스틸 빔을 세로와 가로로 촘촘하게 배치했다. 문이 닫히면 이 빔들이 맞물려 하나의 거대한 기둥처럼 차체와 결합되는 ‘네오룬 아치 게이트’ 구조다.
제조사 측은 이 구조 덕분에 차체 강성이 B필러가 있는 일반형 GV90 모델보다 오히려 12% 더 높다고 밝혔다. 또한, 실제 사고 데이터 3,800만 건을 분석해 위험도가 높은 전복 사고에도 대비했다. 유리 루프 전체를 덮는 루프 에어백을 적용하고, 시속 110km 상황에서의 전복 시험 영상도 공개하며 안전성을 강조했다.
만약 측면 충돌 사고가 발생하면, 승객 생존 공간을 최소 320mm 확보하도록 설계했다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했다. ‘사고가 나면 어떡하지’라는 막연한 불안감을 구체적인 데이터로 해소하려는 시도다.
제조사 설명과 공인 검증은 다른 문제다
하지만 현재까지 공개된 모든 정보는 제조사가 자체 시험을 통해 밝힌 내용이다. 12% 높은 강성, 320mm의 생존 공간 확보 등은 모두 제네시스 내부 테스트 기준에 따른 결과다. 아직 독립적인 공인 기관의 충돌 테스트 평가는 나오지 않았다.
화려한 디자인이 먼저 눈길을 끄는 차일수록 안전성에 대한 기준은 더 엄격해지기 마련이다. 제네시스가 안전에 대한 우려에 정면으로 답하며 상세한 설계 내용을 공개한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다만 소비자가 다른 차와 객관적으로 안전성을 비교하고 판단할 근거는 결국 공인 충돌 평가 점수다. 제조사의 상세한 설명이 실제 충돌 상황에서도 유효한지는 독립 기관의 검증을 거친 뒤에야 비로소 확인할 수 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