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전기차의 프리미엄 도전, 진짜 승부처는 가격에 달렸다.

3개 트림으로 출시될 지커 7X, 보조금 평가 결과에 따라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7X / 지커
7X / 지커


따뜻한 날씨와 함께 자동차 시장도 활기를 띠는 5월 말, 국내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이름이 등장할 채비를 마쳤다. 지리그룹 산하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가 그 주인공이다. 지커코리아는 최근 중형 전기 SUV ‘7X’의 국내 출시를 위해 전기자동차 보급대상 평가 시험을 의뢰하며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이들의 도전은 단순한 신차 출시를 넘어, 정교한 가격 전략과 국내 보조금 제도의 이해, 그리고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정체성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예고한다. 과연 지커는 까다로운 한국 시장의 문을 성공적으로 열 수 있을까.

지커코리아가 한국환경공단에 3건의 평가 시험을 의뢰했다는 것은 서류상의 계획이 현실로 넘어왔음을 의미한다. 전기차 보급대상 평가는 보조금 산정의 기초 자료를 확보하는 필수 절차다. 이 평가가 마무리되어야 소비자가 체감하는 최종 구매 가격의 윤곽이 드러난다.

브랜드에게 7X는 첫인상과 같다. 국내 시장에 ‘지커’라는 이름을 각인시키는 첫 모델인 만큼, 초기 시장 반응이 향후 사업의 성패를 가를 중요한 잣대가 될 수밖에 없다.

7X 실내 / 지커
7X 실내 / 지커


보조금 5300만 원, 넘느냐 마느냐의 문제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숫자는 단연 실구매가다. 현재 국내 전기승용차 보조금은 차량 기본가격 5,300만 원을 기준으로 운명이 갈린다.
5,300만 원 미만일 경우 보조금 전액을, 5,300만 원 이상 8,500만 원 미만일 경우 50%를 지원받는다. 8,500만 원을 넘어서면 보조금은 아예 없다.

지커 7X가 3개의 트림으로 출시될 예정이라는 점은 여기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업계에서는 가장 기본 트림을 5,300만 원 미만으로 설정해 보조금 100% 구간을 공략하고, 상위 트림은 고급 사양을 탑재하면서도 8,500만 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 가격을 책정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는 판매량과 브랜드 이미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7X / 지커
7X / 지커


강남 스토어로 내세운 프리미엄, 가격표가 받쳐줄까



화려한 오프라인 공간만으로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는 어렵다. 지커는 이미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7X를 비롯한 주력 모델들을 전시하며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이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다른 중국 브랜드와는 다른 길을 가겠다는 선언과도 같다.

하지만 ‘중국차’라는 선입견은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다. 아무리 뛰어난 성능과 디자인을 갖췄다 해도, 최종 가격표가 소비자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외면받기 십상이다. 결국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가 내세우는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보조금 적용 후의 합리적인 실구매가와 만났을 때 비로소 시너지를 낼 수 있다.

7X 실내 / 지커
7X 실내 / 지커


지커 7X의 국내 데뷔는 이제 초읽기에 들어갔다. 보조금 평가라는 첫 관문 앞에 선 지커가 어떤 가격 정책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첫인사를 건넬지, 그 결과가 국내 중형 전기 SUV 시장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지켜볼 일이다.

7X / 지커
7X / 지커


7X 실내 / 지커
7X 실내 / 지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