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초반부터 엇갈린 기아 타스만과 KGM 무쏘의 희비. 소비자들의 선택이 KGM으로 쏠리는 현상 뒤에는 ‘이것’이 있었다.
내연기관부터 전기차 모델까지, 가성비를 앞세운 KGM 무쏘가 국내 픽업트럭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타스만 / 기아
올해 국내 픽업트럭 시장의 초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기아 타스만이 주춤하는 사이, KGM(구 쌍용차)의 무쏘가 무서운 기세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단순히 신차 효과가 엇갈린 것으로 보기에는 판매량 격차가 상당하다.
소비자들의 선택이 KGM으로 쏠리는 배경에는 가격 경쟁력, 유지비, 그리고 실용성이라는 세 가지 핵심 키워드가 자리 잡고 있다. 과연 이름값보다 실속을 택한 소비자들의 속내는 무엇일까.
기대와 달랐던 타스만의 초반 성적표
무쏘 EV / KGM
기아 타스만은 정통 픽업트럭을 표방하며 화려하게 등장했지만, 초반 판매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올해 1월 376대, 2월에는 300대 초반까지 판매량이 하락하며 1~2월 누적 판매량이 704대에 그쳤다. 기아라는 브랜드 파워와 신차에 대한 높은 관심을 고려하면 아쉬움이 남는 수치다.
이러한 부진의 주된 원인으로는 경쟁 모델 대비 아쉬운 가격 경쟁력이 꼽힌다. 레저 활동이나 생업 등 다목적 활용을 중요시하는 픽업트럭 소비자들에게는 차량의 이름값보다는 실제 구매 가격과 유지비 부담이 더 큰 구매 결정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빈틈 파고든 KGM 무쏘의 질주
무쏘 / KGM
타스만이 고전하는 동안 KGM 무쏘는 그 빈자리를 빠르게 채우며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지난 1월 공식 출시된 신형 무쏘는 1월 1,123대, 2월 1,393대를 판매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1~2월 누적 판매량만 2,516대로, 타스만보다 3.5배 이상 많은 수치다.
특히 주목할 점은 3월 초 기준 누적 계약 대수가 이미 5,000대를 넘어섰다는 사실이다. 이는 단순한 시장의 관심이 아니라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강력한 수요가 존재함을 증명한다. 설 연휴로 영업일이 부족했던 2월에도 판매량이 증가한 것은 무쏘의 인기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님을 보여준다.
전기 픽업 가세로 시장 점유율 굳히기
무쏘 그랜드 스타일 / KGM
무쏘의 성공 신화에는 국내 최초의 전기 픽업트럭 ‘무쏘 EV’의 역할도 컸다. 지난 1월에만 527대가 팔린 무쏘 EV는 정부 보조금 혜택까지 더해져 ‘가성비 전기 픽업’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내연기관 모델의 탄탄한 기본기에 전기차의 경제성을 더한 전략이 주효했던 셈이다.
이러한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쌍끌이 흥행에 힘입어 KGM은 한때 흔들렸던 국내 픽업 시장 점유율 85%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수입 브랜드의 신차가 등장하며 경쟁 구도가 넓어지고 있지만, 2,990만 원부터 시작하는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은 KGM의 굳건한 방어막이 되고 있다.
숫자가 증명한 시장의 선택
무쏘 실내 / KGM
올해 초 국내 픽업 시장의 흐름은 명확하다. 소비자들은 화려한 이름값이나 화제성보다는 실제 지갑 사정과 직결되는 ‘실속’을 선택했다. 타스만은 높은 주목도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으로 연결하지 못했고, 무쏘는 합리적인 가격과 다양한 라인업을 무기로 수요를 빠르게 흡수했다.
당분간 국내 픽업 시장은 무쏘 중심의 구도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아 타스만이 이 흐름을 바꾸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확실한 반전 카드가 필요해 보인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