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소형 전기차 위한 ‘M1E’ 등급 신설 추진
‘슈퍼 크레딧’ 혜택으로 1천만원대 전기차 대중화 시대 열리나
인스터 - 출처 : 현대자동차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게 했던 가장 큰 장벽은 단연 가격이었다. 보조금을 받더라도 내연기관차보다 비싼 가격표는 부담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최근 유럽에서 시작된 변화의 바람이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유럽연합(EU)이 1천만원대 ‘반값 전기차’ 시대를 열기 위한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바로 유럽산 소형 전기차 전용 등급인 ‘M1E’ 신설이다. 이는 제조사에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저렴한 소형 전기차 생산을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일본 경차 모델 삼은 M1E 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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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마련되는 M1E는 승용차 등급(M1)의 하위 카테고리다. 유럽 집행위원회는 일본의 경차(Kei-car) 시스템을 참고해 이번 제도를 설계했다고 밝혔다. M1E 등급 차량은 전장이 4.2m를 초과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다.
이는 일본 경차의 최대 전장인 3.4m보다는 길지만, 현재 유럽 시장에서 판매되는 소형차 대부분을 아우를 수 있는 크기다. 르노 4와 르노 5, 폭스바겐의 ID. 폴로와 같은 모델들이 이 기준에 부합할 가능성이 크다.
가격 인하 이끌 슈퍼 크레딧 혜택
M1E 제도의 핵심은 ‘슈퍼 크레딧’이다. M1E 등급의 차량을 EU 내에서 생산할 경우, 차량 1대를 판매할 때마다 1.3대의 크레딧을 인정해 준다. 이는 제조사의 연간 평균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목표 달성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제조사는 차량 가격을 낮출 여력을 확보하게 된다. 유럽 집행위원회는 이 제도가 소형 전기차의 판매를 확대하고, 최종적으로는 소비자 가격 인하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소형 전기차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생기면서 보조금이나 세제 혜택 설계도 한결 수월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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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도 주목, 관건은 규제 완화 범위
이러한 움직임에 현대차 역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차 유럽법인 CEO는 M1E 등급 신설이 저렴한 소형 전기차 시장 확대의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수익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규제 완화 범위가 명확해져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안전 기준, 필수 장비 의무 사항 등 어떤 규제가 얼마나 완화되느냐에 따라 원가 구조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세부 기술 기준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며, 유럽 집행위원회는 향후 10년간 해당 요건을 고정해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 판도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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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다치아, BYD, 푸조, 시트로엥 등 여러 브랜드가 M1E 도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엔트리급 전기차 출시 검토 의사를 내비쳤다. 과도한 규제가 차량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아온 유럽 시장이 드디어 변화의 기점을 맞은 셈이다.
M1E 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유럽을 시작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가격 구조가 재편될 수 있다. 현대차가 유럽 시장을 겨냥해 1천만원대 소형 전기차를 내놓는다면, 국내 시장 출시 가능성도 충분히 점쳐볼 수 있는 대목이다. 캐스퍼보다 저렴한 ‘국민 전기차’의 등장이 현실이 될지, 업계의 모든 시선이 유럽으로 향하고 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