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출력과 연비 개선 효과부터 성분 논란, 부작용까지...
통더위 속 내 차를 위한 여름철 엔진첨가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 사람들은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보양식을 찾고 비타민을 챙겨 먹는다. 그렇다면 우리의 발이 되어주는 자동차는 어떨까? 여름철의 뜨거운 아스팔트와 작열하는 태양은 자동차에게 상상 이상의 스트레스를 준다. 엔진의 온도는 급격히 치솟고, 각종 오일류는 기능을 잃기 쉬우며, 이는 곧 성능 저하와 수명 단축으로 이어진다. 사람에게 비타민이 필요하듯, 자동차에도 혹독한 여름을 건강하게 나기 위한 특별한 ‘영양제’, 바로 엔진첨가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여름철 엔진첨가제, 자동차에도 비타민이 필요하다
여름, 자동차 엔진에게는 ‘재난’ 수준의 계절
여름철 운전 시 에어컨 사용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에어컨 컴프레서는 엔진의 힘을 빌려 작동하기 때문에 엔진에 추가적인 부담을 주게 된다. 외부 온도가 35℃까지 오르면 아스팔트 온도는 70℃를 훌쩍 넘어서며, 이 열기는 고스란히 차량 하부와 엔진룸으로 전달된다.이러한 고온다습한 환경은 엔진에 치명적이다. 우선, 엔진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엔진오일의 점도가 묽어지기 쉽다. 점도가 낮아진 오일은 부품 사이에 충분한 유막을 형성하지 못해 윤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 된다. 이는 엔진 내부 부품 간의 마찰을 증가시키고, 심각한 마모를 유발하는 주범이 된다. 또한, 고온은 엔진오일의 산화를 촉진해 슬러지와 같은 불순물을 생성, 엔진의 혈관이라 할 수 있는 오일 라인을 막아 성능을 급격히 저하시킨다.
연료 시스템도 예외는 아니다. 높은 온도는 연료의 증발을 가속화시켜 연료 라인 내에 증기(베이퍼)를 형성하는 ‘베이퍼 록(Vapor Lock)’ 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 이 경우 연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주행 중 시동이 꺼지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엔진 내부에 쌓인 카본 때는 고온에서 연소 효율을 떨어뜨려 출력을 저하하고 불필요한 연료 소모를 부추긴다.

여름철 엔진 첨가제 그래픽
지친 엔진을 깨우는 비타민, ‘연료첨가제’
여름철 저하된 엔진 컨디션을 회복시키기 위한 첫 번째 비타민은 바로 연료첨가제다. 연료첨가제는 연료 계통의 건강을 책임지는 ‘비타민C’와 같다. 가장 핵심적인 기능은 엔진 내부에 쌓인 카본 퇴적물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세정 효과다.연료가 연소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카본 때는 인젝터 노즐, 흡기 밸브, 연소실 등에 달라붙어 연료의 정상적인 분사를 방해하고 연소 효율을 떨어뜨린다. 연료첨가제에 포함된 강력한 세정 성분(PEA, PIBA 등)은 이러한 카본 때를 녹여 연료와 함께 연소시켜 배출한다.
그 결과, 인젝터에서는 연료가 안개처럼 고르게 분사되고, 깨끗해진 연소실에서는 완전 연소에 가까운 폭발이 일어나게 된다. 이는 곧 출력 증강, 연비 향상, 소음 및 진동 감소라는 직접적인 효과로 이어진다. 특히 에어컨 사용으로 연비가 급감하는 여름철, 연료첨가제를 통한 연소 효율 개선은 경제적 측면에서도 큰 이점을 제공한다. 또한, 수분제거 성분이 포함된 제품은 연료탱크 내에 발생할 수 있는 수분을 제거하여 연료 라인의 부식을 막고 베이퍼 록 현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엔진첨가제, 엔진코팅제
뜨거운 심장을 보호하는 비타민, ‘엔진오일첨가제’
두 번째 비타민은 엔진의 심장을 직접적으로 보호하는 **엔진오일첨가제(엔진코팅제)**다. 이는 우리 몸의 세포 노화를 막는 ‘비타민E’처럼, 엔진 내부를 코팅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여름철 고온으로 인해 묽어진 엔진오일의 성능을 보완하는 것이 핵심이다. 엔진오일첨가제는 점도 지수 향상제를 통해 고온에서도 엔진오일이 적절한 점도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이는 곧 강력한 유막을 형성하여 엔진 부품 간의 마찰과 마모를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마치 부드러운 쿠션이 부품 사이에서 완충 작용을 하는 것과 같다.
특히 최신 기술이 적용된 엔진코팅제는 금속 표면에 직접 결합하여 나노미터 단위의 단단한 보호막을 형성한다. 이를 통해 시동 시 오일이 미처 도달하지 못하는 순간에 발생하는 초기 마모(Dry Start)까지 방지해준다. 그 결과는 놀랍다. 엔진의 마찰 저항이 줄어들면서 소음이 감소하고, 엔진의 반응성이 향상되어 부드러운 주행 질감을 선사한다. 또한, 강력한 산화 방지 성분은 고온에서도 오일이 변질되는 것을 막아 엔진오일의 수명을 연장하고, 내부를 깨끗하게 유지하여 엔진의 내구성을 극대화한다.

하지만, 이런 효과에 대한 논란과 주의할 점도 있어
앞서 언급된 다양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엔진첨가제의 효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논란이 있으며, 사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가장 큰 비판은 과장 광고와 체감하기 어려운 효과다. 모든 제품이 광고처럼 엔진을 새것처럼 만들어주지는 않으며, 차량 상태나 운전 습관에 따라 효과가 미미하거나 아예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심리적 만족감을 주는 플라시보 효과에 가깝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또한, 엔진첨가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엔진의 기계적 결함이나 노후로 인한 문제를 첨가제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첨가제는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수단일 뿐, 정비가 필요한 문제를 덮어두는 용도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엔진오일과의 부조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순정 엔진오일은 이미 제조사가 최적의 성능을 내도록 다양한 화학물질을 배합해 놓은 결과물이다. 여기에 다른 성분의 첨가제를 섞으면 기존 오일의 균형이 깨져 오히려 성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다.
마지막으로 비용 문제와 검증되지 않은 제품의 위험성이다. 꾸준한 사용은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저품질의 첨가제는 오히려 엔진 내부에 불순물을 만들거나 부품을 손상시킬 수도 있어,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첨가제에만 의존하기보다는, 내 차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정기적인 점검과 양질의 소모품 교환이라는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현명한 차량 관리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