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테슬라를 위협하던 중국 전기차 거인, 예고된 부진이었나
중국 내수 시장 침체와 보조금 축소, 수출만으론 역부족이었을까
불과 몇 달 전까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뒤흔들던 중국 BYD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지난해 세계 판매 6위까지 치고 올라갔던 순위가 올해 1분기 11위로 급락했다. 배경에는 중국 내수 시장 침체, 보조금 축소, 그리고 경쟁 심화라는 세 가지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과연 BYD는 일시적인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일까.
S&P 글로벌 모빌리티에 따르면 BYD의 올해 1분기 판매량은 약 70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0%나 감소했다. 8분기 만에 처음으로 글로벌 톱10 밖으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은 것이다.
이 기간 토요타는 267만 대를 판매하며 굳건한 1위를 지켰다. 폭스바겐그룹과 현대차그룹이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BYD의 추락이 더욱 도드라지는 대목이다.
중국 내수 시장, 믿었던 발판이 흔들린다
BYD의 부진은 예견된 결과였을까? 가장 큰 원인은 그간 성장을 뒷받침해 온 중국 내수 시장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부터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 구매 시 제공하던 취득세 감면 혜택을 축소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리홀딩그룹 등 현지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점유율 확대에 나서면서 가격 경쟁은 극한으로 치달았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중국 전체 신차 판매량은 449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한때 ‘사면 돈 번다’던 중국 전기차 시장의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된 셈이다.
수출 증가에도 웃지 못하는 BYD, 현대차는 왜 다를까
물론 BYD가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유럽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수출 물량을 꾸준히 늘리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 판매량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절대적이기에, 내수 회복 없이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현대차와 기아의 1분기 합산 판매량은 175만 5960대로 글로벌 3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중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북미,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꾸준히 점유율을 확대한 전략이 주효했다. 특히 전동화 모델 판매가 꾸준히 증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BYD가 ‘중국 내수용’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진정한 글로벌 강자로 거듭날 수 있을지,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