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표 너머의 진짜 가치, ‘총 소유 비용’으로 따져보니 보이는 것들
국산 대형 SUV의 절대 강자, 팰리세이드의 아성에 조용하지만 묵직한 도전장을 내민 차가 있다. 바로 ‘하이브리드 명가’ 토요타의 하이랜더다. 실제 오너들이 매긴 평점 9.3점. 이 숫자는 단순히 ‘믿고 사는 토요타’라는 뜬구름 같은 명성을 넘어, 까다로운 대한민국 아빠들의 마음을 정확히 관통했다는 증거다. 압도적인 연비와 정숙성이라는 확실한 무기로 새로운 ‘패밀리카의 정석’을 제시하고 있다.
토요타 하이랜더 하이브리드 실내 디스플레이 (출처=토요타)
믿고 쓰는 ‘토요타 하이브리드’, 기름값 걱정은 옛말
하이랜더의 심장은 말이 필요 없는 2.5리터 가솔린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시스템 총 출력 246마력이라는 수치는 거대한 덩치를 감안하면 평범해 보이지만, 실제 오너들이 극찬하는 부분은 따로 있다. 바로 ‘기름 냄새만 맡아도 간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의 경이로운 연비다.
토요타 하이랜더 하이브리드 측정면 (출처=토요타)
공인 연비는 리터당 13.8km지만, 실주행에서는 15km/L를 우습게 넘나든다는 후기가 지배적이다. 덕분에 한 번 주유로 1,000km 이상 주행이 거뜬하다. 장거리 운행이 잦은 가족에게 ‘주유 스트레스 해방’이라는, 돈으로 환산하기 힘든 가치를 제공하는 셈이다. 여기에 전기모터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저속 구간의 압도적인 정숙성은 마치 고급 세단을 타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토요타 하이랜더 하이브리드 측면 (출처=토요타)
코끼리급 덩치, 하지만 2% 부족한 공간
하이랜더의 공간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으로 나뉜다. 전장 4,965mm, 전폭 1,930mm의 당당한 체격에서 나오는 1열과 2열 공간은 ‘광활하다’는 표현이 아깝지 않다. 특히 독립식 캡틴 시트가 적용된 2열은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9.7점이라는 만점에 가까운 평가를 받으며 최고의 만족감을 선사한다.
토요타 하이랜더 하이브리드 실내 (출처=토요타)
하지만 명확한 약점도 존재한다. 바로 3열이다. “초등학생도 장거리는 무리”, “사실상 짐칸”이라는 신랄한 평가가 이어질 정도로 공간이 협소하다. 서류상으로는 7인승이지만, 현실적으로는 ‘2열이 극도로 편안한 프리미엄 5인승 SUV’로 받아들이는 것이 현명하다. 팰리세이드처럼 6~7인이 쾌적하게 이동하는 그림을 그렸다면 실망할 수밖에 없다.
가격표 너머의 진짜 가치, 팰리세이드와 다른 길
6,600만 원에서 7,400만 원에 달하는 가격표는 분명 부담스럽다. 최근 출시된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국산 경쟁 모델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하이랜더 오너들은 ‘가격표 뒤에 숨겨진 진짜 가치’를 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토요타 하이랜더 하이브리드 측면 (출처=토요타)
하이랜더는 모든 가족을 위한 차는 아닐 수 있다. 하지만 3열 활용도가 낮은 4~5인 가족이면서, 장거리 운행의 효율과 정숙성, 그리고 오래도록 속 썩이지 않는 ‘믿음’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면, 이보다 더 현명한 선택지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동치승 기자 don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