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디자인에 2469리터 짐칸, 카니발 대항마로 충분한 이유

폭스바겐 전기 미니밴 ID.버즈가 5미터가 넘는 압도적 크기로 돌아와 ‘카니발 천하’에 도전장을 던졌다. 귀여운 복고풍 디자인에 현대적인 전기차 기술, 그리고 광활한 실내 공간까지 갖춰 새로운 ‘아빠차’를 찾는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폭스바겐 ID.버즈 측정면 (출처=폭스바겐)
폭스바겐 ID.버즈 측정면 (출처=폭스바겐)
과거 폭스바겐의 전설적인 ‘마이크로버스’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ID.버즈는 첫 등장부터 독보적인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다. 최근에는 휠베이스를 크게 늘린 7인승 롱휠베이스 모델까지 선보이며, 실용성을 중시하는 국내 패밀리카 시장의 문을 본격적으로 두드리고 있다.

디자인은 감성, 성능은 이성

ID.버즈의 가장 큰 매력은 과거의 유산과 미래 기술의 절묘한 만남이다. 둥글둥글한 차체와 투톤 컬러는 1950년대 감성을 그대로 옮겨온 듯하지만, 그 속을 채운 기술은 최첨단이다.
폭스바겐 ID.버즈 측면 (출처=폭스바겐)
폭스바겐 ID.버즈 측면 (출처=폭스바겐)
폭스바겐 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MEB)을 기반으로, 77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해 롱휠베이스 모델 기준 최대 475km(WLTP 기준)의 넉넉한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170kW급 급속 충전을 지원해 단 30분 만에 배터리 80%를 채울 수 있어 장거리 여행도 문제없다. 210kW 전기 모터는 거대한 덩치를 7.9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밀어붙이는 강력한 힘을 자랑한다.

이게 미니밴이야? 광활한 실내의 마법

미니밴의 본질은 공간이다. ID.버즈는 이 점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평평한 바닥과 높은 천장, 그리고 양쪽으로 활짝 열리는 슬라이딩 도어는 탑승과 짐 싣기를 매우 편리하게 만든다.
폭스바겐 ID.버즈 실내 2열시트 (출처=폭스바겐)
폭스바겐 ID.버즈 실내 2열시트 (출처=폭스바겐)
특히 공간 활용성은 마법에 가깝다. 5인승 모델의 기본 적재 공간은 1,121리터이며, 롱휠베이스 모델은 3열 시트를 접을 경우 최대 2,469리터라는 어마어마한 공간이 펼쳐진다. 이는 웬만한 소형 트럭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캠핑, 차박, 레저 활동 등 어떤 라이프스타일에도 완벽하게 대응한다.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완벽한 차는 없듯, ID.버즈에도 아쉬운 점은 존재한다. 미래지향적인 실내를 위해 대부분의 기능을 터치 방식으로 바꾼 탓에, 운전 중 볼륨이나 온도를 조절하는 직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폭스바겐 ID.버즈 실내 디스플레이 (출처=폭스바겐)
폭스바겐 ID.버즈 실내 디스플레이 (출처=폭스바겐)
또한, 아직 국내 출시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으며, 출시되더라도 기존 내연기관 미니밴보다 높은 가격대가 예상되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ID.버즈는 패밀리카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을 ‘게임 체인저’임이 분명하다. 기능성만 강조하던 기존 미니밴 시장에 ‘감성’과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며, ‘카니발 아니면 스타리아’라는 고정관념에 지친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