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자동차 시장의 거인, 타타가 프리미엄 전기 SUV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인도 자동차 시장의 강자, 타타모터스가 프리미엄 전기 SUV 시장에 야심찬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2025 인도 오토 엑스포에서 베일을 벗은 ‘아비냐 X(Avinya X)’ 콘셉트카. 단순히 ‘잘 빠진’ 디자인을 넘어, 타타의 미래 전동화 전략의 핵심을 담고 있는 모델이다.
‘2025 인도 오토 엑스포’에서 공개된 타타 아비냐 X (출처=타타모터스)
‘2025 인도 오토 엑스포’에서 공개된 타타 아비냐 X (출처=타타모터스)
랜드로버 벨라를 쏙 빼닮은 듯, 미래에서 온 듯... ‘아비냐 X’의 매력

아비냐 X는 첫인상부터 강렬하다. 랜드로버 벨라를 연상시키는 유려한 실루엣에 미래지향적인 디테일이 더해져, 마치 SF 영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낸다. 타타는 그동안 가성비 좋은 차를 만들지만, 고급스러운 이미지는 아니었다. 하지만 아비냐 X는 마치 “이제 나도 프리미엄 브랜드야!”라고 외치는 듯하다.
타타 아비냐 X (출처=타타모터스)
타타 아비냐 X (출처=타타모터스)
재규어 랜드로버의 심장을 이식받다!

아비냐 X의 진짜 매력은 겉모습에만 있지 않다. 타타가 소유한 재규어 랜드로버(JLR)의 최첨단 전동화 모듈러 아키텍처(EMA)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된 ‘뼛속까지 프리미엄’ SUV이기 때문이다. 2023년 체결된 협약에 따라, JLR의 전기 구조, 드라이브 유닛, 배터리 팩, 제조 노하우 등 핵심 기술을 전수받아 탄생했다.
타타 아비냐 X 측후면 (출처=타타모터스)
타타 아비냐 X 측후면 (출처=타타모터스)
쉽게 말해, 아비냐 X는 재규어 랜드로버의 DNA를 품은 타타의 야심작인 셈이다. 이것은 단순한 기술 제휴를 넘어, 인도 자동차 산업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미니멀리즘의 미학, 미래를 담은 디자인

아비냐 X의 디자인은 ‘미니멀리즘’ 그 자체다. 군더더기는 과감히 덜어내고, 깔끔하고 세련된 라인으로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극대화했다.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을 없애고, 차체 색상과 동일한 패널과 가느다란 LED 라이트 바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타타 아비냐 X 실내 (출처=타타모터스)
타타 아비냐 X 실내 (출처=타타모터스)
하지만, 누군가의 예리한 눈에는 전기차 란치아 입실론(Lancia Ypsilon)과 닮은 구석이 포착될 수도 있겠다. 지붕은 광택 있는 블랙으로 칠했고, 후드, 루프, 필러까지 같은 색으로 통일해 고급스러움을 뽐낸다.

옆모습에서는 블랙과 실버 휠, 블랙 사이드 스커트, 2열 도어의 히든 도어 핸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두툼한 C필러와 뒤로 길게 뻗은 리어 오버행, 뒤로 갈수록 좁아지는 리어 윈도우는 마치 랜드로버 벨라를 축소해 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인테리어, 럭셔리와 첨단의 만남

실내 공간 역시 미니멀리즘 트렌드를 따르면서도 럭셔리한 감성을 놓치지 않았다. JLR 최신 모델을 떠올리게 하는 대형 인포테인먼트 스크린과 날렵한 디지털 계기판이 미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밝은 색상의 은은한 앰비언트 라이트와 부드러운 가죽 소재는 마치 고급 라운지에 온 듯한 편안함을 선사한다.
타타 아비냐 X 실내2 (출처=타타모터스)
타타 아비냐 X 실내2 (출처=타타모터스)
480km 이상 주행 가능, V2V, V2L까지? ‘넘사벽’ 스펙

아비냐 X의 양산형 모델은 1회 충전으로 480km 이상 주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차량 간 전력 공유(V2V) 및 외부 전력 공급(V2L)과 같은 최첨단 기능까지 탑재할 예정이라고 하니, 그야말로 ‘넘사벽’ 스펙을 자랑한다.
타타 아비냐 X 측면 (출처=타타모터스)
타타 아비냐 X 측면 (출처=타타모터스)
내연기관 SUV의 귀환, ‘시에라’의 부활

이번 오토 엑스포에서는 아비냐 X와 함께 또 다른 흥미로운 모델이 공개되었다. 바로 ‘시에라(Sierra)’ 콘셉트카. 이미 전기차 버전 개발이 진행 중인 시에라는 이번에 전통 내연기관(ICE) 버전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각진 차체, 짧은 오버행, 전후면 LED 조명으로 강인하면서도 독창적인 디자인을 선보인 시에라는 2.0리터 디젤 엔진(170마력, 350Nm)과 1.5리터 터보 가솔린 엔진(170마력, 280Nm) 두 가지 파워트레인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시에라 ICE 버전은 올해 하반기부터 판매될 것으로 알려져, 내연기관 SUV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타타 아비냐 X 후면 (출처=타타모터스)
타타 아비냐 X 후면 (출처=타타모터스)
타타의 야심찬 도전, 글로벌 시장 판도 바꿀까?

아비냐 X와 시에라는 타타가 프리미엄 SUV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꺼내 든 비장의 카드다. 특히, JLR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아비냐 X는 타타의 기술적 도약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모델이다. 이 두 모델이 인도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돌풍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