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더 뉴 쏘렌토(출처=기아)
전기차의 인기가 주춤하면서 하이브리드 자동차(HEV)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뜻밖에도 HEV의 화재 위험성이 전기차보다 높다는 통계가 나와 소비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과연 HEV는 ‘불타는 자동차’라는 오명을 쓸 만큼 위험한 존재일까?

전기차는 불안하고, 하이브리드는 안전하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부족과 잇따른 화재 사고로 불안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HEV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미국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의 2023년 자료에 따르면, 10만 대당 화재 발생 건수는 HEV가 3,474.5대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가솔린 차량은 1,529.9대, 전기차는 25.1대에 불과했다. ‘전기차가 위험하다’는 통념을 완전히 뒤집는 결과다.
충전중인 전기차
국내 통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22년 소방청 발표에 따르면, 등록된 전기차 34만 7천여 대 중 화재 발생 건수는 44건(0.01%)에 불과했다. 반면 HEV를 포함한 내연기관차 2,369만 8천여 대에서는 무려 3,680건(0.02%)의 화재가 발생했다.

통계는 통계일 뿐, 함부로 단정 짓지 말자!

하지만 전문가들은 통계만으로 HEV가 전기차보다 더 위험하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HEV는 오랜 기간 시장에 존재해왔기 때문에 노후화된 차량이 많아 화재 발생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전기차는 비교적 최근에 출시된 신차가 대부분이라 화재 발생 건수가 적을 수밖에 없다.
BMW 5시리즈 투어링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출처=BMW)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숨은 복병?

HEV의 한 종류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도 화재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PHEV는 엔진과 전기모터, 배터리를 모두 탑재하고 있어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배터리 화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와 HEV 중 어떤 차가 더 위험하다고 단정 짓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배터리 정보, 투명하게 공개될까?

최근 정부는 하이브리드 차량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더 안전한 자동차 선택을 돕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불안감은 잠시 접어두고, 꼼꼼하게 따져보자!

전기차든 하이브리드든, 어떤 차를 선택하든 화재 위험은 항상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이기보다는 객관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꼼꼼하게 따져보고 자신에게 맞는 차를 선택하는 것이다.

정기적인 차량 점검: 차량의 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즉시 정비소를 방문하여 수리해야 한다.

안전 운전 습관: 급가속, 급제동 등 무리한 운전은 차량에 부담을 주고 화재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안전 운전 습관을 생활화하자.

차량용 소화기 비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차량용 소화기를 비치하고 사용법을 숙지해두는 것이 좋다.

현명한 선택으로 안전하고 즐거운 드라이빙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각각의 장단점을 꼼꼼히 따져보고 자신에게 맞는 차를 선택하여 안전하고 즐거운 드라이빙을 즐기자!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