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런이 없으면 재미가 없을까?
현숙은 ‘신났네’를 외쳤고, 시청자들은 축포를 터트렸다.지난 20기 프로그램 역사상 첫 키스신을 선보이며 파격적인 연애 스타일로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겼던 ‘정숙’이 유튜브의 세계로 건너가 시동을 걸고 있는 사이, 또 다른 축제가 시작되었다. 연애 프로그램 <나는 솔로>를 보는 이유는 시청자마다 제각각이겠지만, 각 기수마다 빌런이 등장해 시청율 견인에 나서는데, 이번 기수는 빌런으로 거론되는 에피소드가 차고 넘쳐 피디는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그녀는 자신을 선택해준 ‘광수’와의 데이트 자리에서 ‘오빠’폭격기가 되어 ‘오빠’ 논란, 다른 여자 출연자와 이야기하는 ‘영철’의 관심을 끌기 위해 뜬금없이 내일 아침 달리기를 제안하는 ‘달리기’ 논란, 이 후 에피소드에서 무뚝뚝한 말투에서 갑자기 ‘영호’에게 투정과 애교를 부리며 알아들을 수 없는 ‘으헝헝’ 말투를 선보이는 등, 각종 논란을 만들어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나는 솔로 리뷰어들에게 무수한 땔감을 제공했다.
빌런이 없으면 재미를 못만드나요?
요즘과 같이 대단한,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는 미디어의 영향력을 현숙을 통해 다시 보게 된다. 드러난 일부분을 보고 한 인격체를 판단하는 건 섣부르지만, 예능이 뭔가. 오해일지라도 시청자들은 본 것, 들은 것만으로 판단하고 욕도 하고 응원도 할 뿐이다. 그것이 예능의 숙명임을 알고, 보는 이들도 볼 때, 들을 때만 즐거워하고 예능은 예능으로 봐야 할 의무도 있다. 보는 사람은 재미있겠지만, 일반인이 감당하기에 이런 전국민적인 비난과 조롱이 담긴 관심은 너무 과하기 때문이다. 일반인들도 방송에 나오기 전에 긍정회로만 돌릴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체력이 되는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자기 객관화가 필요할 것이다. 낯선 이들과 합숙하는 특수한 상황에서 카메라를 항상 의식할 수 없는 일반인들이 음주도 하고, 로맨스가 소용돌이 치는 상황에서 아주 도덕적이고 상식적이기를 기대할 수도 없고, 이런 상황이 시청자들에게는 주요 재미 포인트가 된다는 것을 부정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빌런이 없어도 재미있을 수 있고, 요즘 우리 사회는 훈훈함과 감동을 원하는 사람도 많다. 빌런으로 손쉽게 시청률 재미보던 시대는 너무 오래 지속되어 시청자에게 피로감을 주고 있다. 예능 제작자들이 잘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