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의 재미 하나로 마니아들 열광시킨 국산 스포츠 세단
제로백 5.3초? 수치보다 중요한 ‘이것’ 때문에 산다
현대 아반때 N / 사진=현대자동차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이 전동화와 편의 사양 중심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대세는 단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전기차다. 이런 거대한 흐름 속에서 내연기관 스포츠 세단의 자리는 점점 더 좁아지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현대자동차의 아반떼 N은 이러한 시장의 흐름을 거스르며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실용성이나 안락함 대신 오직 ‘운전의 즐거움’이라는 본질에 집중한 아반떼 N의 콘셉트는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다. 변화하는 시장에서 오히려 희소 가치가 부각되며, 자신만의 확고한 정체성을 지켜가고 있는 것이다.
오직 운전자를 위한 선택지
현대 아반때 N / 사진=현대자동차
아반떼 N의 가장 큰 특징은 운전자의 취향을 존중한다는 점이다. 요즘 찾아보기 힘든 수동변속기와 빠르고 효율적인 8단 습식 듀얼클러치변속기(DCT) 두 가지 선택지를 모두 제공한다. 특히 수동변속기 모델에는 운전자의 미숙한 페달 조작을 보완해주는 자동 레브매칭 기능이 탑재돼, 힐앤토 같은 고급 기술 없이도 부드러운 저단 변속이 가능하다.
DCT 모델 역시 운전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스티어링 휠에 달린 패들 시프트는 즉각적인 반응성으로 마치 레이싱 게임을 하는 듯한 조작감을 제공한다. 차량의 모든 설정이 운전자의 적극적인 개입을 유도하도록 설계된 점은 아반떼 N의 성격을 명확히 보여준다. 편의성보다는 짜릿한 조작 감각이 우선이다.
숫자보다 중요한 코너링의 감각
아반떼 N의 진가는 폭발적인 직선 가속보다 날카로운 코너링에서 드러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5.3초 만에 도달하는 제로백 성능도 뛰어나지만, 마니아들이 열광하는 부분은 따로 있다. 바로 전륜구동의 한계를 극복하게 해주는 ‘N 코너 카빙 디퍼렌셜(E-LSD)’ 기술이다.
이 장치는 코너를 돌 때 안쪽 바퀴와 바깥쪽 바퀴의 회전수를 효과적으로 제어해, 차가 바깥으로 밀려나는 언더스티어 현상을 억제한다. 덕분에 운전자는 훨씬 더 안정적이고 공격적으로 코너를 공략할 수 있다. 단순히 제원상의 수치를 넘어, 실제 운전에서 느껴지는 리듬감과 균형 잡힌 움직임이야말로 아반떼 N이 감성으로 평가받는 핵심 이유다.
현대 아반때 N 실내 / 사진=현대자동차
사라져가는 내연기관 시대의 상징
아반떼 N은 2.0 터보 가솔린 엔진을 심장으로 품고 최고출력 280마력, 최대토크 40.0kgf·m의 강력한 힘을 낸다. 순간적으로 출력을 290마력까지 끌어올리는 ‘N 그린 시프트(NGS)’ 기능은 짜릿한 추월 가속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서킷 주행처럼 코너가 반복되는 환경을 차가 스스로 인지하고 변속 시점을 최적화하는 ‘N 트랙 센스 시프트’ 기능도 탑재했다.
약 3,300만 원이라는 가격에 이 정도의 운전 감각과 성능을 제공하는 모델은 전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전동화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이러한 내연기관 펀카(Fun Car)는 점점 더 희소해질 수밖에 없다. 아반떼 N은 어쩌면 우리가 마지막으로 즐길 수 있는 고성능 내연기관 스포츠 세단의 상징적인 존재로 기억될지도 모른다. 효율과 실용성이 지배하는 시대에도 ‘운전의 즐거움’을 갈망하는 수요는 분명히 존재함을 증명하는 사례다.
현대 아반때 N / 사진=현대자동차
현대 아반때 N / 사진=현대자동차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