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 정원의 절묘한 조화, 파주 벽초지수목원의 겨울 풍경
성인 6천원으로 즐기는 ‘겨울 왕국’, 드라마 촬영지로도 인기

프로방스 마을 야경 / 사진=파주시 문화관광
프로방스 마을 야경 / 사진=파주시 문화관광


1월의 매서운 추위가 파주 들판을 휩쓸고 지나가면, 12만㎡에 달하는 광활한 대지는 순백의 옷을 입는다.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정원 위로 동양의 고즈넉함과 서양의 화려함이 교차하는 지점, 바로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벽초지수목원’이다. 겨울이면 더욱 빛을 발하는 이곳의 이국적인 풍경은 서울 근교에서 찾기 힘든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눈 덮인 유럽의 고성, 퀸스가든

벽초지수목원 전통 정원 / 사진=벽초지수목원 공식 블로그
벽초지수목원 전통 정원 / 사진=벽초지수목원 공식 블로그




벽초지수목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곳은 서양식 정원인 ‘퀸스가든’이다. 평소에도 화려함을 자랑하지만, 눈이 내리면 그 분위기는 배가된다. 기하학적으로 배치된 조형물과 웅장한 조각상 위로 하얀 눈이 내려앉은 모습은 마치 유럽의 겨울 궁전을 거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푸른 겨울 하늘과 대비되는 하얀 설원, 그리고 정교하게 다듬어진 서양식 조경은 어디서 찍어도 그림이 되는 배경이 된다. 특히 주목나무 공원과 나무 사이로 이어지는 산책로는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겨,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서울에서 불과 1시간 남짓한 거리에 위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해외 여행을 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 젊은 층 사이에서도 ‘인생샷’ 명소로 통한다.



벽초지수목원 설경 / 사진=벽초지수목원 공식 블로그
벽초지수목원 설경 / 사진=벽초지수목원 공식 블로그

수묵화가 된 한국의 정원

화려한 서양 정원을 지나면 전혀 다른 분위기의 공간이 나타난다. 한국의 전통미를 고스란히 간직한 ‘벽초지’다. 연못 위로 고즈넉하게 자리 잡은 정자와 흙길을 따라 늘어선 나무들이 눈꽃을 피워낸 풍경은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케 한다.

벽초지수목원 겨울 숲 / 사진=벽초지수목원 공식 블로그
벽초지수목원 겨울 숲 / 사진=벽초지수목원 공식 블로그




서양 정원이 시각적인 자극과 화려함을 준다면, 벽초지 연못 주변은 마음의 평안과 고요함을 준다. 동양과 서양의 정원 양식이 한 공간에 공존하며 각기 다른 계절감을 뽐내는 덕분에, 관람객들은 한 번의 방문으로 두 가지 테마 여행을 즐기는 셈이다. 고요한 연못가를 거닐며 일상의 복잡함을 잠시 내려놓기에 안성맞춤이다.
벽초지수목원 겨울 산책로 / 사진=벽초지수목원 공식 블로그
벽초지수목원 겨울 산책로 / 사진=벽초지수목원 공식 블로그

반값으로 즐기는 겨울 나들이

겨울철 방문의 또 다른 매력은 가성비다. 동절기 할인 혜택이 적용되어 성인 기준 6,000원에 입장이 가능하다. 정상가 대비 절반 가까이 저렴한 금액이다. 경로나 청소년은 5,000원, 어린이는 4,000원에 이용할 수 있어 가족 단위 나들이객에게도 부담이 없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연중무휴로 개방된다. 대중교통 이용 시 경의중앙선 금촌역에서 마을버스로 환승해 30분 정도면 닿을 수 있고, 넓은 전용 주차장도 무료로 개방되어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벽초지수목원 관광객 / 사진=벽초지수목원 공식 블로그
벽초지수목원 관광객 / 사진=벽초지수목원 공식 블로그

드라마와 영화 속 그 장소

벽초지수목원은 단순한 산책로를 넘어 수많은 미디어 작품의 배경이 된 곳으로도 유명하다. 영화 ‘아가씨’에서 김민희와 김태리가 산책하던 그 숲길, 드라마 ‘빈센조’의 이탈리아 파티 장면, ‘호텔 델루나’의 환상적인 정원 장면 등이 모두 이곳에서 촬영됐다. 작품 속 주인공이 거닐던 길을 따라 걸으며 장면을 회상해보는 것도 이곳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눈이 내린 직후 이른 아침에 방문하면 발자국 없는 완벽한 설경을 만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두면 좋다.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