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면 스토킹 추락사 사건, 항소심에서 감형 논란
사진 = MBC 뉴스투데이 화면 캡처
항소심 판결: 형량 4개월 감형
22일 부산지방법원 형사3부(부장판사 이소연)는 스토킹처벌법 위반 및 특수협박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 2개월을 선고하고,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이는 1심에서 선고된 징역 3년 6개월을 파기하고 형량을 줄인 것이다.
재판부는 감형 이유에 대해 “피고인의 행위와 피해자 사망의 직접적 인과관계는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면서 “피해자 사망과 관련한 책임은 별도 수사로 다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A씨가 초인종을 13시간 동안 누르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며, 피해자에게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가했다”고 지적했다.
사건의 전말: 지속적 스토킹과 비극적 결말
사건은 올해 1월 7일 새벽 부산 서면에서 발생했다. 피해자인 20대 여성은 자신의 집 9층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A씨는 피해자와 교제하다 이별 통보를 받은 뒤 지속적으로 스토킹을 이어갔다. 그는 피해자의 집 문을 두드리고 초인종을 13시간 이상 누르는가 하면, SNS로 수백 건의 메시지를 보내는 등 집요한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사건 당일에는 피해자의 집에 침입해 말다툼을 벌였고, 피해자가 창틀에 매달린 상태에서 이를 목격한 유일한 사람이자 최초 신고자였다.
피해자 유족의 분노와 사회적 반발
피해자의 유족은 항소심 판결에 강하게 반발하며 “흉기를 사용해야만 살인이 아니라는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스토킹 행위가 피해자의 죽음과 직접적 연관이 있음에도 형량이 지나치게 가볍다”며 “이러한 판결로는 또 다른 교제 폭력과 비극을 막을 수 없다”고 호소했다.
유족은 특히 A씨가 과거 다른 여자친구에게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벌금형을 받은 전력까지 지적하며 그의 죄질이 매우 중하다고 주장했다.
사회적 우려와 법적 논란
이번 사건은 데이트 폭력과 스토킹 범죄의 심각성을 다시금 부각시키며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심 재판부는 “데이트 폭력에 대한 엄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으나, 항소심에서 형량이 감형되면서 법적 판단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재판부는 “A씨가 반성하며 피해 회복을 위해 공탁금 5000만 원을 납부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으나, 유족은 이를 진정한 반성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서윤 기자 sylee@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