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시체 성착취’ 사건…12년간 100명 넘게 피해
데이비드 풀러 / 출처 = BBC
풀러는 1987년 두 명의 20대 여성을 성폭행한 후 살해한 혐의로 수배되었으나, 당시 기술의 한계로 범인을 특정하지 못했다. 약 30년 후, DNA 기술이 발전하면서 재수사가 시작되었고 풀러가 사건의 범인으로 밝혀졌다. 그의 집을 수색하던 경찰은 충격적인 자료를 발견했다. 풀러의 컴퓨터에는 시체를 성적으로 착취하는 장면이 담긴 81만8051개의 사진과 504개의 동영상이 저장되어 있었다.
조사 결과, 풀러는 병원 영안실을 이용해 시체 성폭행을 저질렀으며, 영안실 내부에는 CCTV가 설치되지 않은 점을 악용해 범행을 이어갔다. 경찰은 풀러가 연간 평균 444회 영안실에 출입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끔찍한 사실이 드러나자 유가족들은 분노와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한 유가족은 “고인을 지킬 수 없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이 너무 역겹다”며 “풀러는 우리가 고인을 기억하는 순간마저 더럽혔다”고 비탄에 빠졌다.
풀러는 2021년, 두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으며, 시체 성착취 혐의로 16년 형이 추가되었다. 전문가들은 풀러가 시체성애증(Necrophilia)을 앓고 있다고 진단하며, 영안실 보안을 강화하는 방안을 시급히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시체성애증은 변태성욕장애의 일종으로, 타인의 신체를 훼손하고 범죄로 이어질 수 있어 매우 위험한 정신질환으로 분류된다.
이번 사건은 영국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으며, 영안실 보안 강화와 함께 더 강력한 범죄 예방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서윤 기자 sy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