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왜 고양이를 주제로 특별전을 열게 되었는지 궁금해했다. 고양이는 현재 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사람이 반려하는 동물로, 반려묘의 숫자는 2006년 약 47만 마리에서 2022년 약 250만 마리로 급격히 증가했다. 이처럼 고양이가 우리와 가까운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고양이를 주제로 한 전시는 드물었다. 특히,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매해 연말에 다가오는 해의 십이지 동물을 주제로 ‘띠 특별전’을 개최하지만, 고양이는 십이지에 속하지 않아 다룰 기회가 없었다.
또한, 이번 전시 기획자들이 모두 고양이를 반려하는 사람들이었기에, 현대인의 보편적인 삶의 모습 중 하나인 반려문화를 이야기하기에 적합한 주제였다.
1부는 고양이의 생태적인 특징과 옛 자료들에서 나타난 고양이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고양이의 신체적인 특징, 고양이를 부르는 각 지역의 방언, 고양이라는 말의 어원과 다양한 이명칭, 옛 문헌과 그림 속에서 나타나는 고양이를 아꼈던 사람들과 고양이를 주술이나 약재로 이용했던 사례 등을 다룬다.
2부는 고양이가 인간을 홀려 지구를 정복하려는 테마로, 반려동물로서의 고양이에 대해 이야기한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고양이 캐릭터, 문학, 음악 등을 연표로 제시하고, 현대 사회에서 고양이를 주인으로 모시는 ‘집사의 삶’을 웹툰과 영상 등으로 표현한다. 고양이 탐정, 고양이 출판사 대표, 고양이 웹툰 작가 등 고양이와 관련된 직업인들의 인터뷰도 볼 수 있다. 마지막은 펫로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3부에서는 생태계의 한 일원인 고양이와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가를 고민할 수 있는 자료들로 구성된다. 고양이가 제 수명까지 살다가 모두 늙어서 죽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은 캠페인 사진 작품, 도시 재개발 지역 고양이들의 이주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등이 전시된다.
전시의 의의
이번 전시는 고양이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고양이와 인간의 관계를 새롭게 조명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기획을 맡은 담당자는 “박물관이라고 해서 국보나 보물, 심오해 보이는 예술 작품을 보는 경험만이 전부가 아님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고양이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관람객들이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되기를 바란다.
국립민속박물관의 《요물, 우리를 홀린 고양이》 특별전은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고양이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사람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지원 기자 jwk@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