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원정 도박 중 터진 뎅기열 논란, 그 시작은 친한 형의 전화 한 통이었다
“팬들 안심시키려 했을 뿐” 16년 만에 털어놓은 후회와 진실

유튜브 ‘B급 청문회’ 영상 캡처
유튜브 ‘B급 청문회’ 영상 캡처




방송인 신정환이 1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뎅기열 사건’의 전말을 마침내 입에 올렸다. 한때 ‘악마의 재능’이라 불리며 예능계를 주름잡았던 그의 발언에 대중의 이목이 다시 집중되고 있다.

최근 유튜브 채널 ‘B급 스튜디오’의 ‘B급 청문회’에 출연한 신정환은 MC들로부터 ‘뎅기열 사건은 누구의 아이디어였냐’는 날카로운 질문을 받았다. 이에 그는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며 당시의 급박했던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

도박 논란 중 걸려온 전화 한 통



신정환은 2010년 필리핀 원정 도박 혐의로 세간이 떠들썩하던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사고를 치고 비행기를 못 타는 상황이었다. 9시 뉴스에 나올 정도로 난리가 났었다”고 말했다. 그때 필리핀에서 사업을 하던 친한 지인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그 지인은 신정환에게 “너 지금 게임하느라 밤새워서 열나지?”라고 물었고, 실제로 이마를 짚어보니 열이 나는 것 같았다고 한다. 신정환이 그렇다고 답하자, 지인은 “지금 필리핀에 뎅기열이 유행이니 병원에 가보라”고 조언했다. 이것이 모든 사건의 시작이었다.

병원 컴퓨터로 올린 사진 한 장의 파장



신정환은 조언에 따라 병원을 찾았다. 피검사 결과는 일주일 뒤에 나온다는 말을 들었고, 심전도 검사를 받던 중 ‘혹시 모르니 사진 한 장 찍어두라’는 생각에 동행한 동생에게 사진을 찍게 했다. 그는 “진짜 뎅기열로 나올 수도 있으니 기록을 남겨둬야겠다 싶었다”고 당시 심경을 밝혔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병원에 있던 컴퓨터로 자신의 팬카페에 접속한 신정환은 팬들의 걱정 어린 글들을 보게 됐다. 그는 팬들을 안심시키고 싶은 마음에 “여러분 저 뎅기열 걸린 거 같아요”라는 글과 함께 병원에서 찍은 사진을 올렸다. 하지만 그의 의도와 달리, 이 게시물은 팬들에 의해 언론사로 퍼져나가며 일파만파 커졌다. ‘신정환 뎅기열’이라는 키워드가 포털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거짓말의 끝 그리고 16년간의 후회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갔다. 마침 필리핀에 출장 중이던 ‘한밤의 TV연예’ PD가 해당 병원을 찾아 담당 의사를 인터뷰했고, 의사는 “열은 있지만 뎅기열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이 방송으로 신정환의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났고, 그는 더 이상 설 곳을 잃었다. 신정환은 “그게 나를 거짓말로 더 이상 갈 곳이 없게 했다”며 씁쓸해했다.

그는 당시 조언을 해줬던 지인과는 이제 연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과거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는 망설임 없이 “(잘못을) 인정했을 것이다. 큰 잘못을 한 거니까”라며 깊은 후회를 내비쳤다. 16년 만에 밝혀진 진실은 그가 저지른 거짓말의 무게와 그로 인한 고통의 시간을 짐작하게 한다.

한편, 신정환은 1994년 그룹 룰라로 데뷔해 컨츄리꼬꼬 등으로 활동하며 큰 인기를 누렸으나, 2010년 불법 원정 도박과 뎅기열 거짓말 논란으로 연예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이후 2018년 복귀해 현재는 개인 유튜브 채널 ‘신정환장’을 운영하며 대중과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