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어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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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뉴진스(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가 결국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법원으로부터 소속사 어도어와의 전속계약 해지 관련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 지 사흘 만이다.

23일(현지시간) 홍콩 아시아월드 엑스포에서 열린 ‘컴플렉스콘 홍콩’ 무대에서 뉴진스 멤버들은 팬들에게 신곡 ‘PIT STOP’을 선보인 뒤, 당분간 활동을 멈춘다는 결정을 직접 밝혔다.

이날 뉴진스는 팀명 ‘뉴진스’ 또는 ‘NJZ’를 언급하지 않고 무대에 올랐다. 히트곡 대신 각 멤버들의 솔로 커버곡과 신곡 ‘PIT STOP’으로 무대를 꾸민 후, 편지를 통해 활동 중단 소식을 전했다. 하니와 다니엘이 영어로 편지를 낭독했고, 민지, 해린, 혜인이 이를 한국어로 통역하며 팬들에게 진심을 전했다.
사진=NJZ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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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인은 “오늘 무대가 당분간 마지막 공연이 될 수 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우리에게 꼭 필요한 선택이었다”고 전했고, 민지는 “법원의 결정을 받아들이면서도 우리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낼 것이다. 이건 끝이 아니라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며 눈물을 보였다. 혜인 역시 “어도어에 그냥 남는 것이 더 나았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겠지만, 이번 선택은 우리 자신을 지키기 위한 일이었다.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진=어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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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법은 어도어가 뉴진스 멤버들을 상대로 낸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을 인용했다. 법원은 뉴진스 측이 주장한 전속계약 해지 사유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에 따라 뉴진스는 어도어의 승인 없이는 방송 출연, 공연, 광고 등 상업 활동을 할 수 없게 됐다.

어도어는 24일 입장문을 통해 “법원 결정에도 불구하고 뉴진스가 다른 이름으로 공연을 강행하고 일방적으로 활동 중단을 선언한 데 대해 매우 안타깝다”며 “유효한 전속계약에 따라 아티스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빠른 시간 안에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어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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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는 단순한 계약 분쟁을 넘어 K팝 산업 시스템 전반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멤버들은 최근 미국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도 “K팝 산업의 문제가 하룻밤 사이에 바뀌지 않을 것을 안다. 한국이 우리를 혁명가로 만들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밝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김앤장 출신 고상록 변호사는 뉴진스의 타임지 인터뷰와 활동 중단 선언에 대해 “법원의 판단 직후 외신을 통해 산업과 법원을 비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회를 누린 시스템에 대한 존중 없이 개혁을 주장하는 태도는 설득력을 잃는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한편, 뉴진스의 활동 중단 선언은 팬덤 ‘버니즈’에게도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멤버들은 “밥 잘 챙겨 드시고 건강하게 지내시면서 기다려달라”며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뉴진스는 다음 달 예정된 본안 소송에 집중하며 향후 거취를 가를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